'취임 한 달' 넘긴 한동훈…김건희 리스크 여전한 난제
입력: 2024.01.30 14:00 / 수정: 2024.01.30 14:00

대통령 갈등 이후 두 차례 만남으로 '봉합'
갈등거치며 김건희 여사 문제 핵심으로 떠올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이끈 지 한 달이 지났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로 시작했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도 진행형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서천특화시장에서 만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배정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이끈 지 한 달이 지났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로 시작했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도 진행형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서천특화시장에서 만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이끌게된지 한 달이 막 지났다. 총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당을 서둘러 수습하고, 여권의 구심점을 용산에서 여의도로 가져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취임 전 부터 발목을 잡던 김건희 여사 문제는 한 위원장을 한층 더 압박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을 거치며 김 여사 리스크 해법을 찾기란 더욱 난망해졌다.

한 위원장은 29일 윤 대통령의 초청으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오찬을 했다. 지난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갈등을 일차적으로 봉합한 이후 엿새 만으로 2시간 37분간 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대통령실과 당은 이번 오찬을 통해 윤한 갈등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모습이다. 오찬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사이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나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총선과 관련된 대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화해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고, 민생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공개하지 않았을뿐 실제로는 긴밀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일각에선 나오지만, 양측 모두 김 여사에 대한 공식적 이야기를 더이상 하지 않으려 한다. 언급을 자제하면서 김 여사 이슈가 재점화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해 26일 공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63%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16~18일)인 58%로보다 5%P 상승한 수치다.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 32%보다 1%P 하락한 31%였다.

김 여사 문제는 부정평가 이유 상위권에 올랐다. 응답자들에게 부정평가 이유를 묻자 9%가 '김건희 여사 행보'를 택했다. 직전 조사 2%보다 7%P 오른 수치로, '경제/민생/물가'(16%), '소통 미흡'(1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6.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3일 이뤄진 극적 만남에도 불구하고 갈등과 봉합이라는 일련의 과정은 김건희 리스크가 핵심 사안으로 부상하는 역효과를 불러온 셈이다.

정치권은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정치권은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번 사태로 한 위원장이 일차적 승기를 잡았다는게 정치권 중론이다. 하지만 김건희 리스크에 더욱 얽매이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명품백 문제를 공론화시킨 김경율 비대위원이 관련 발언을 더이상 하지 않는 모습, "제가 김 여사의 사과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나"라는 한 위원장의 발언 등을 미뤄보면 오히려 한 위원장 측이 대통령실의 거센 압박에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여사 문제로 갈등이 촉발됐음에도 이견차로 인해 양측 모두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되려 언급을 피하게 된 일종의 모순적 상황이 연출됐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이 피하려고 해도 김 여사 문제는 여전한 불씨로 남아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쌍특검법안이 재표결을 앞두고 있고, 해외 유력 언론들이 명품백 의혹을 다루고 있어 의혹 해소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에 "윤 대통령이 언론과의 대화를 한다는 것이고, 거기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상대가 이야기한다는데 먼저 이야기할 이유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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