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몰려드는 중·성동…與, 한강벨트 공략 '고삐'
입력: 2024.01.30 00:00 / 수정: 2024.01.30 00:00

하태경·이혜훈·이영, 중·성동을 출마 선언
윤희숙은 중·성동갑 출사표…연이어 '한강벨트' 도전장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왼쪽부터)이 서울 중구·성동구 을에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공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팩트 DB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왼쪽부터)이 서울 중구·성동구 을에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공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이혜훈 전 의원에 이어 하태경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중구·성동구 을에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의힘 공천 경쟁에서 3파전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희숙 전 의원도 옆 지역구인 중·성동갑 출마를 발표하는 등 여권 거물급 인사들이 줄지어 '한강벨트'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태경 의원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성동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해운대갑에서 내리 3선을 지낸 하 의원은 '중진 희생론'에 따라 지난해 10월 종로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종로에서 중·성동을로 선회한 이유를 묻자 하 의원은 "보름쯤 전 당에서 수도권 인물난, 경쟁력 있는 인적자원이 부족하다며 지역구 조정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중·성동을은 중구와 성동구 금호동, 옥수동을 관할하는 지역구다. 서울에서도 알려진 부촌으로 종부세에 민감한 지역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지상욱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지수 후보,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와의 격전 끝에 당선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지상욱 전 의원에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중·성동을을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당협위원장을 지낸 지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전략공천 가능 지역구가 됐다. 당은 이곳에 인지도 있는 인사들을 투입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 의원은 "부산을 포기하고 서울로 올 때 당에서 한강벨트가 전략 지역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중·성동을이 한강벨트 중심지에 있기 때문에 거기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에 앞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도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영 전 중기부 장관도 이날 출마 의사를 밝혀 공천 3파전 구도가 예상된다.

다만 정치권에선 세 사람 모두 중·성동을 출마엔 크게 명분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 의원은 약 두 달 만에 종로 출마를 번복했고, 이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동대문을에 출마했다가 낙선 후 지역구를 바꿨다. 이 전 장관은 "서초을을 갈지, 분당을을 갈지"라는 글을 SNS에 올려 '지역구 쇼핑' 비판을 받았다가 이곳으로 선회한 점 등이 각자의 약점으로 꼽혀 공천 과정에서 서로간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하 의원과 이 전 의원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옆 지역구인 중·성동갑에는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인 윤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서초갑에서 당선됐다. 2020년 민주당이 임대차 3법을 강행 처리할 당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중·성동갑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전략공천 가능 지역구가 되자 윤 전 의원이 출마를 발표했다.

중·성동갑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현재 지역구다. 3선인 홍 원내대표는 험지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홍 원내대표를 대신해 중·성동갑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옆 지역구인 중·성동갑에는 윤희숙 전 의원(왼쪽)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더팩트 DB
옆 지역구인 중·성동갑에는 윤희숙 전 의원(왼쪽)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더팩트 DB

국민의힘 내부에선 운동권 세대의 대표 격인 임 전 실장과 '경제통' 윤 전 의원의 빅매치가 성사될지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86운동권 세대 청산을 모토로 내걸기도 했다.

다만 윤 전 의원이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일자 갑작스레 의원직을 사퇴했고, 서초갑에서 지역구를 옮긴 점 등은 마이너스 요소로 평가된다. 중·성동갑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권오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SNS에 "과거 '서초갑' 의원이었는데 성동구내 지역적 연고도 없는 윤 전 의원께서 성동구와 어떠한 연관이 있으신지 반문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성동 외에도 국민의힘은 한강벨트에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강벨트에서의 승패가 이번 총선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한다.

용산에는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이 5선에 도전하며, 동작을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 이수진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탈환에 나선다. 광진갑에는 김병민 전 최고위원, 광진을엔 오신환 전 의원, 마포을에는 '사천' 논란에 휩싸인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마포갑에는 조정훈 의원과 재선 이용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현역 의원 간의 치열한 경쟁이 관측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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