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원무' 염태영 "尹 '대통령 놀이', 국민이 심판할 것"
입력: 2024.01.25 00:00 / 수정: 2024.01.25 00:00

"수원시장 12년 이어 '수원의 품격' 올리고 파"
"시민들, '尹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 생각에 투표할 것"


수원시장 출신 염태영 민주당 수원무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수원 권선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장윤석 기자
수원시장 출신 염태영 민주당 수원무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수원 권선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수원=송다영 기자] 새로운 도전이다. 염태영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경제부지사직을 사퇴하고,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무(영통·권선)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염 전 부지사는 앞서 경제부지사를 1년 4개월, 수원시장을 3선까지 한 자타공인 '수원 행정 전문가'다.

염 전 부지사는 2020년 8월 지방자치단체장 중 최초로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특례시 도입 근거가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처리를 주도했다. 특례시는 특별시나 광역시는 아니지만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로서 행·재정 운영, 지도, 감독에 대해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례를 둘 수 있는 시를 의미한다. 수원시는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022년 1월13일 특례시로 출범했다. 염 전 부지사에게 출마 이유를 묻자 "수원시장 12년 동안에는 '수원의 품격'을 만드는 일을 했다면 이제는 수원이 '특례시'로서 제대로 된 위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부수 입법을 통해 소명을 이루고 싶다"라고 답변했다.

수원은 20대, 21대 총선에서 5개의 의석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했다. 국민의힘도 이번 총선에서는 '경기 남부 벨트'를 탈환하겠다며 이수정 전 경기대 교수,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새 인물들을 수혈하며 벼르는 상황이다. 관련해 염 전 부지사는 "수원은 진입장벽이 높다. 그동안 수원에서 활동한 적이 없는 외부인, 영입 인재를 수원에 투입하면 적응이 어려울 것이다. 수원에서 태어난 경우라고 해도, 성인이 된 이후엔 수원에 살아본 적도 없는 사람이 오면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다"라며 "(그런 분들이 온다고) 수원의 진정한 발전이 어떻게 되겠나. '수원 시민 정서'와는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수원무 지역은 전략선거구가 됐다. 관련해 염 전 부지사는 "전략공천 지역은 제3의 인물이 오기도 하고, 가장 경쟁력 있는 사람이 공천되기도 한다. 수원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최전선 장수'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컨센서스(공통의 동의)'가 모아졌다고 생각한다"라며 "제 욕심과는 관계없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고 수원에서 5명의 국회의원이 '원팀'이 됐을 때 잘해 나갈 사람으로 (당 지도부가) 공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팩트>는 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선거 사무실에서 염 전 부지사의 수원무 출마 이유, 총선을 앞둔 수원의 민심, 윤석열 정부에 관한 생각 등을 물었다. 아래는 염 전 부지사와의 일문일답.

염 전 부지사는 수원시장 시절 당시 추진했던 수원특례시 관련 행정 입법, 군 공항 이전 등의 지역 과제 해결을 위해 수원무 지역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수원에서 나고나란 그는 여의도에 입성해서도 수원의 정서를 잃지 않는 의원이 되고싶다고 했다. /장윤석 기자
염 전 부지사는 수원시장 시절 당시 추진했던 수원특례시 관련 행정 입법, 군 공항 이전 등의 지역 과제 해결을 위해 수원무 지역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수원에서 나고나란 그는 여의도에 입성해서도 '수원의 정서'를 잃지 않는 의원이 되고싶다고 했다. /장윤석 기자

-경기 수원무 지역에 출마한 이유는.

수원시장, 경기도 경제부지사 등을 거쳤고 민주당 안에서는 최고위원을 하는 동안 '수원특례시' 승격을 이끌어냈다. 기초단체 중 가장 큰 수원시를 12년간 맡으며 이제는 수원이 특례시로써의 제대로 된 위상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의원이 되면 수원특례시가 행정 권한을 갖는 부수 입법을 마치는 것을 소명이라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

또 수원시장 재임 시절 많은 지역 현안을 해결해 왔지만, '군 공항 이전' 문제는 끝까지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관련해 특별법도 만들고, 예비 이전 후보지까지 결정됐다. 엄밀히 말하면 군공항 이전사업은 중앙정부 과제다. 그러나 이제까지 국방부나 중앙정부는 이 일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고, 오히려 지자체끼리의 갈등을 조장하는 등 철저히 외면해 왔다. 경기도 경제부지사 당시엔 수원 군 공항 이전과 연계해 경기남부 국제공항 추진사업을 만들었다. 국제공항 추진단도 만들었고, 경기 남부에 국제공항이 필요한지 타당성을 검증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군 공항 이전과 국제공항 사업을 연계해 풀어낼 수 있다면 군 공항이 있던 약 200만 평의 땅에는 IT, 로봇, 디지털 분야 등 다양한 첨단 연구단지가 들어올 수 있다. 이런 사업들을 국회 입성 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원은 의석 5석이 모두 민주당이다. 이번 총선에서 수원의 표심은 어떨 거라고 예상하나.

수원은 제가 시장을 12년 하기도 했고, 국회의원 5석도 민주당이 가져오기도 했지만, 결코 녹록한 지역은 아니다. 수원은 민선 5기(2010년) 전에는 민주당 후보가 한 번도 시장에 당선된 적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 지역이다. 보수 색채가 내재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수원시장 선거는 민주당이 이기긴 했지만 투표 결과 1, 2위 차이가 3000표가 안 될 정도로 박빙이었다. 대선 때도 지역에 따라 민주당이 진 곳도 있었다. 지금은 긴장도도 상당히 높고, 지지율도 팽팽한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가운데 수원시장을 비롯해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중도층들이 민주당 인사들의 시정과 의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덕분이다.

국민의힘은 수원을 흔들어야 한다고 영입 인사들을 전진배치하며 (언론에서는) '수원대첩'이라고들 하더라. 이런 상황이 민주당에 결코 쉬운 국면은 아니지만, 최대 격전지인 만큼 민주당 이름의 후보들도 심혈을 기울여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이 수원무 후보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

수원지역 총선 승리의 전제 조건은 5개 지역 민주당 후보들이 화합하고 뜻을 모으는 것이다. 수원은 면적이 크지 않은 도시에, 125만 시민이 모여 살고 있어, 시민들이 서로 긴밀한 관계에 있다. 이를테면, 권선구에 사는 시민이 학교는 팔달구에서 나오고, 영통구에서 일하며, 친척들은 장안구에 사는 경우가 많다. 수원 5개 지역구 후보들이 단합하여 시너지를 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완승을 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수원 후보들이 김진표 의장님을 필두로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저야말로 수원의 다른 지역 후보들과의 최상의 ‘케미’,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후보라고 자부한다.

-이번 총선에서 수원도 '정권심판론'이 작용할 것으로 보나.

아마 그럴 것이라고 본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들을 보면 ‘정권 심판론’이 ‘정권 안정론’ 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이 보편적인 흐름이라고 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도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번 선거 흐름의 제일 큰 요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지금도 대통령이 품격 없이 기분대로 하는 일이 너무 많지 않나. 현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경을 따져봤을 때, 이번 정권을 견제하자는 데에 투표하는 성향의 국민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은 어떻게 보나.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가 국격을 추락시키는 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야권이 분열되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명분이 없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내부 표가 갈려 어부지리로 국민의힘이 과반을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막아야 하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앞으로 염 전 부지사는 민주당 예비후보로서 국정 현안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가감없이 sns에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윤석 기자
앞으로 염 전 부지사는 민주당 예비후보로서 국정 현안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가감없이 sns에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윤석 기자

-예비후보로서 지역을 다니면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는 뭔가.

시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회의와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놀이'를 하는 것이 국민들 눈에도 다 보이는 거다. 김건희 여사는 대선 땐 '내조만 하겠다'더니 지금은 '센터 본능'을 발휘하고 있지 않나. 대선 이후로 여당 대표는 계속 잘려 나가고 있다. 국민들 눈에 비친 정부·여당의 모습이 정치 혐오를 일으키고 있으니 '정치 정상화 좀 시켜달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국회의원이 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입법 정책은.

수원 도심 속에 자리 잡은 '군 공항' 이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건립을 연계해 새로운 해법을 찾고, 기존 군 공항 부지에는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첨단 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교통망 개발을 위해 지하철 3호선의 권선, 곡선 연장 등을 추진하겠다. 수원시가 특례시의 옷은 입었지만, 그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적 권한을 보장하는 부수 입법도 완성하고 싶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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