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나선 尹사람들 <하>] '검핵관'이 온다…줄줄이 '양지'로
입력: 2024.01.18 00:00 / 수정: 2024.01.18 00:00

주진우·이원모 등 검사 출신들 출마 준비
권성동·원희룡 등 검사 출신 정치인도
전문가들 "중도층 공략? 검사 출신 공천 줄여야"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전·현직 검사들이 잇따라 총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관심이 쏠린다. /남용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전·현직 검사들이 잇따라 총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관심이 쏠린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들이 줄줄이 총선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전·현직 검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우세 지역에만 도전장을 내민 검사 출신 인사들에 대한 견제와 우려도 당내에서 나온다. 검찰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대거 공천될 경우 중도층 공략이 험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윤석열 사단' 줄줄이 출마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다수의 검사 출신 인사들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친윤' 검사로 분류된다.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이다. 주 전 비서관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으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다 사직했다. 이후 윤 대통령 인수위 시절에 인사검증팀장을 맡은 뒤 대통령실에 들어갔다. '윤사단' 막내로 알려진 이원모 전 비서관은 대전지검에서 월성원전 사건을 수사하다 대선 당시 선대위 법률팀장을 맡았다. 이후 인사비서관으로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주 전 비서관은 부산에서 출마를 준비한다. 부산 대연고를 졸업해 주변의 남구나 수영구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무주공산'이 된 해운대갑으로 선회했다. 해운대갑에서 내리 3선을 한 하태경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서울 강남권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갑이나 강남 모두 국민의힘이 우세한 지역구로 평가된다.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들이 줄줄이 총선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 /이새롬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들이 줄줄이 총선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 /이새롬 기자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부산 중·영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박 전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등을 지냈다.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이자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사무처장도 선거에 나선다. 석 전 처장은 부산지검장, 동부지검장 등을 지내며 26년간 검찰에 몸담았다. 당초 해운대갑 출마를 준비했지만 김웅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서울 송파갑 출마를 선언했다. 석 전 처장의 아내인 박영아 전 의원이 18대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송파갑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심재돈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은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심 전 부장은 윤 대통령과 검사 시절 10년 넘게 같이 근무한 사이로 부산저축은행, 론스타 사건 등을 함께 수사했다. 윤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고 앞서 인터뷰에서 직접 밝히기도 했다.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도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다. 노 전 지검장은 윤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이외에도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충북 청주 상당에, 최기식 전 대구지검 1차장이 경기 의왕·과천에 도전하는 등 상당수의 검사 출신들이 선거를 기다리고 있다.

◆권성동·원희룡·박민식…검사 출신 정치인들도 총선 준비

윤 대통령의 측근인 검사 출신 정치인들도 출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원조 윤핵관'으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은 강원 강릉에서 5선에 도전한다. 권영세 의원도 지난해 7월 통일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지역구인 서울 용산구로 돌아가 5선 준비를 하고 있다.

검사 출신 정치인들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왼쪽부터 권성동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더팩트 DB
검사 출신 정치인들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왼쪽부터 권성동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더팩트 DB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겨룰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에 출마한다며 6개월 만에 관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전 장관은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하려다 '양지를 찾는다'는 비판이 일자 다소 수월한 영등포을 출마로 선회했다.

◆"중도층 공략? 검사 출신 공천 줄여야"

검찰 출신들의 잇따른 출사표에 우려도 뒤따른다. 검사 출신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미 당을 이끄는 데다가 친윤 검사까지 대거 공천된다면 야당이 내세우는 '검찰공화국' 프레임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중도층 공략을 원한다면 검사 출신들의 공천을 줄이고, 설득력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검사 출신을 (양지에) 넣는 것은 안 된다. 당내에서 반발이 먼저 나올 것이고,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특정 직업군이 국회를 과대 대표하면 균형이 깨진다. 국민대표가 검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여러 계층을 대변해야 하고, 또 검찰행정이라는게 관료를 대변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직업군도 대변할 수 있게 계층 대표성을 다양하게 해야 중도층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조하는 '이기는 공천'이 성공하려면 검사가 아닌 청년 또는 여성 정치인을 중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그간 경쟁이 필요 없던 사람들, 예를 들어 영남 3선 이상 중진들을 대거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 자리에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젊은 정치인이나 여성 정치인을 대거 발탁해야 한다"며 "그래야 세대교체가 되는 것이고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생긴다"라고 언급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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