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한동훈 효과'?…스포트라이트에도 당 지지율 정체
입력: 2024.01.16 00:00 / 수정: 2024.01.25 16:22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서 韓 상승세
대통령 부정 평가 그대로…정부 견제 여론은 높아져
전문가들 "중도층 공략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권에 등판한 지 20일 넘게 흘렀다. 사진은 한 위원장이 15일 열린 제22대 총선 공약개발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모습. /배정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권에 등판한 지 20일 넘게 흘렀다. 사진은 한 위원장이 15일 열린 제22대 총선 공약개발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권에 등판한 지 20일 넘게 흘렀다. '정치 신인' 한 위원장의 행보에 대체로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여권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한 위원장 개인 인기와는 별개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정체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 위원장은 16일 인천, 17일 서울을 끝으로 전국순회 일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2일 대전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경기, 강원, 경남, 부산 등 각 지방 시·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광주에선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국민의힘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에선 '정치적 출생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지역별 맞춤 메시지를 던지면서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르면서 한 위원장은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탄탄히 다지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공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장래 지도자 선호도에서 한 위원장은 22%를 얻었다. 2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불과 1%포인트 낮은 수치다. 지난달 조사에 비해 한 위원장은 6%포인트, 이 대표는 4%포인트가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자 359명 중에서 53%가 한 위원장을 선호하는 장래 지도자로 꼽았으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6%로 뒤를 이었다. 지지층 사이에서도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한동훈 효과'가 정당 지지율이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상승까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1002명의 응답자 중 36%는 국민의힘을 지지 정당으로 꼽았다. 민주당이 34%를 나타냈다. 직전 조사인 12월 2주차 조사와 같은 수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긍정 평가는 33%인 반면 부정평가는 59%에 달했다.

엠브레인리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선 국민의힘이 30%, 민주당이 33%였다. 직전 조사인 12월 3주(국민의힘 30%, 민주당 29%)와 비교했을 때 국민의힘은 정체된 반면 민주당은 4%포인트 올랐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였고, 부정 평가는 61%였다.

총선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한동훈 효과'에 대한 의문은 더욱 깊어진다. 22대 총선에서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1%를 기록하면서 과반을 넘어섰다. 반면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전국지표조사에서도 '정부여당 견제'가 50%를, '정부여당 지원'은 39%였다. 직전 조사에선 각각 45%, 43%였는데 '정부여당 견제' 응답은 5%포인트 올랐지만, '지원' 응답은 4%포인트 하락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권심판론에 대한 기류가 더 강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여당이 한동훈 비대위의 효과를 흡수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위원장이 지난 5일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전문가들은 여당이 '한동훈 비대위'의 효과를 흡수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위원장이 지난 5일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전문가들은 여당이 '한동훈 비대위'의 효과를 흡수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중도층 공략을 위해선 대통령실에 대한 한 위원장의 입장이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은 완전히 양분된 상태인데 한 위원장이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할 곳은 중도층이다. 중도층이 생각할 때 한동훈 비대위 이후 국민의힘이 바뀌었냐 생각하면 별로 바뀐 게 없는 것이다. 김기현 전 대표와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동훈 효과가 있어도 크지 않은 이유는 대통령이 이를 받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당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자세가 바뀌고 윤 대통령이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지, 한 위원장이 곳곳에 돌아다닌다고 해서 국민들이 (여당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겠는가"라고 물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두 여론조사 모두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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