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위원장 이어 공관위원까지
한동훈 "당 이끄는 건 저", 장동혁 "직 걸고 공정한 공천"
지도부 진화에도 우려 곳곳에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이 국민의힘 공관위원으로 합류하면서 당내에선 '윤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4·10 총선 공천을 총괄하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됐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이 공관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윤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는 '공정한 공천'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곳곳에서 우려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현장 비대위 회의를 열고 공관위원 10명 인선을 의결했다. 공관위원장은 판사 출신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외부 인사는 모두 7명이며 당내 인사는 이철규 의원과 이종성 의원, 장동혁 사무총장 등 3명이다.
'친윤'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의 공관위 합류에 당 인사들은 다소 놀란 모양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10월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다가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한 이 의원이 공관위원까지 맡게 된 것이다.
이 의원이 인재영입부터 공천실무까지 모두 관여하는 셈인데 대통령실 의중에 따른 '윤심' 공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초선인 장 사무총장과 이종성 의원보다 이철규 의원이 당 내부 사정에 밝기 때문에 공천에 더욱 큰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공관위 구성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건 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와 공관위원장이 공정한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할 것이다. 제가 책임지고 이 당을 이끌겠다"라고 밝혔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직을 걸고라도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장 사무총장은 "누가 보더라도 원칙과 기준에 따른 공천이 이뤄지게 하겠다. 국민이 보시기에 이 정도면 공정하다고 하는 원칙과 기준을 세워서 공천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장 사무총장은 "원칙과 기준을 세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의 설명에도 당내에선 공천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는 기류가 읽힌다. 한 위원장이 '헌신과 희생'을 강조한 이상 대규모 공천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고 대체로 전망하는 모양새다. 정영환 위원장을 비롯해 공관위원 중 상당수가 법조인 출신인 점도 논란거리다. 용산의 의중을 반영해 검사 출신이 대거 공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1일 공관위 구성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건 저"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공관위원장의 자율성이 있겠나. 또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잘 모르는 부분도 있어서 그냥 쫓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누구나 다 아는 윤핵관 중의 한 사람인 이 의원이 공관위에 투입됐다는 것은 공천 과정에 윤심이 작동하지 않겠냐는 의혹의 소지가 있다"라고 짚었다.
다만 인재영입 업무를 맡았던 이철규 의원이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공천까지 담당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배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장 사무총장은 "(이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그동안 쭉 인재영입을 맡아왔기 때문에, 거기에서 영입된 인재들을 어디에 어떻게 공천할지에 대한 전략도 필요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몇몇 당 관계자들은 이 의원이 당내에서 자신만의 그룹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두루 친하기 때문에 친밀도에 따라 특혜나 불이익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최진 원장은 "공천 과정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윤심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본다. 이 의원이 있더라도 공천이 제대로 이뤄지고, 좋은 사람들이 공천되면 큰 문제가 없다. 앞으로 공천을 어떻게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