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한동훈 비대위 '1호 영입인재' 이력…박상수 "난 모르는 일"
입력: 2024.01.12 00:00 / 수정: 2024.01.12 08:32

박상수, '가명 강사 활동' 논란…"문제 없다, 겸직 신고 다 했다"
'나무위키' 강사 이력 삭제되기도…"아이디도 없어" 해명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인재 박상수 변호사가 과거 각종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8일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한 박 변호사(가운데)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윤재옥 원내대표의 모습. /남용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인재' 박상수 변호사가 과거 각종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8일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한 박 변호사(가운데)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윤재옥 원내대표의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인재' 박상수 변호사가 과거 각종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박 변호사는 2016년부터 '차선우'라는 가명을 내세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 학원 강사로 활동했는데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겸직 허가 여부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 박 변호사는 절차에 맞게 강사 활동에 대한 겸직을 허가받았다고 <더팩트>에 밝혔다. 인재영입 발표 시기와 맞물려 박 변호사의 온라인 위키백과 페이지에선 강사 경력 내용이 삭제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자신이 수정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로스쿨' 등에서 온라인으로 로스쿨 시험 관련 강의를 했다. 본명 박상수 대신 '차선우'라는 이름으로 언어이해 분야를 주로 강의했다. 2013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박 변호사는 대한항공 사내변호사를 거쳐 2019년까지 한진칼에서 준법지원인으로 일했다. 강사 활동과 한진칼 근무가 시기적으로 겹치면서 일각에서 겸직 허가를 받은 게 맞는지 의문이 나왔다. 또 가명으로 영리활동을 한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 변호사는 2016년부터 차선우라는 가명을 내세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 학원 강사로 활동했다. /강의 소개 페이지, 강의 영상 갈무리
박 변호사는 2016년부터 '차선우'라는 가명을 내세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 학원 강사로 활동했다. /강의 소개 페이지, 강의 영상 갈무리

변호사법 38조에 따르면 변호사는 휴직하지 않고선 보수를 받는 공무원을 겸직할 수 없고, 영리목적의 법인 이사나 사내변호사, 학원강사 등을 할 땐 소속된 지방변호사회의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 10일 '시사저널'은 "법조계에선 박 변호사가 변호사법에 따른 겸직 허가를 언제 신청했는지, 가명으로 벌어들인 돈을 제대로 소득신고 해 세금을 납부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박 변호사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한진칼로 이동하며 연봉이 늘었지만 학자금 대출을 갚기도 어려웠다. 연봉협상을 했지만 회사는 제가 원하는 만큼을 주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주말에 강의를 하겠다 했다"며 "당시 회사는 주말만 강의를 하는 조건을 동의 해줬고, 대신 공시가 되는 준법지원인 위치에 있으니 수업은 가명으로 해달라 했고 저는 동의했다. 회사 허락도 받고, 지방변회의 겸직 허가도 받고 투잡을 하며 주말도 없이 몇 년을 살았다"라고 해명했다. 박 변호사는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 기자에게 1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박 변호사는 11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수업에 맞춰 (서울변회에) 겸직 신고를 했다"며 강사 활동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겸직 허가에 의혹이 제기된 것은 "자신이 공수처 설치를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2019년에 대한변협에서 감사로 있었는데) 제가 공수처를 반대했고, 당시 협회장은 찬성했다. 그래서 저를 싫어해서 별의별 (의혹 제기가) 있었는데 겸직 신청하고 그런 게 있어가지고 그냥 넘어갔다"라고 했다. 2016년 강의를 시작할 때 겸직 허가를 회사와 서울변회에 모두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인재영입 발표 시기 즈음에 박 변호사의 나무위키라는 온라인 위키백과 페이지가 수정되기도 했다. lance99라는 이용자는 박 변호사의 강사 이력을 수정했다. /나무위키 갈무리
한편 인재영입 발표 시기 즈음에 박 변호사의 '나무위키'라는 온라인 위키백과 페이지가 수정되기도 했다. 'lance99'라는 이용자는 박 변호사의 강사 이력을 수정했다. /나무위키 갈무리

◆ 나무위키서 지워진 '강사 이력'…"난 아이디도 없어"

한편 인재영입 발표 시기 즈음에 박 변호사의 '나무위키' 페이지가 수정되기도 했다. '차선우'로 활동한 강사 이력이 지워졌는데 박 변호사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더팩트>에 밝혔다. 나무위키는 누리꾼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수정할 수 있는 온라인 위키 백과사전 사이트다.

나무위키의 '박상수(1979)' 페이지 수정 내역을 보면 이용자 'lance99'(랜스99)는 "○○로스쿨과 에○○ 편입에서는 차선우라는 예명으로 출강하고 있다"는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lance99의 '나무위키 기여 목록'을 살펴보면 '서인천고등학교' 페이지를 6회 수정했고, '차선우(강사)' 페이지 6회, '박상수(1979)' 페이지를 총 9회 수정했다. 박 변호사는 서인천고를 졸업했다. lance99는 서인천고 페이지 출신인물란에 '차선우' '박상수' 등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lance99는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출강한다'는 내용을 박상수(1979) 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변호사가 국민의힘에 영입됐다는 기사는 7일 오전 처음 보도됐다.

박 변호사는 메일주소로 lance99를 사용 중이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제가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무위키 아이디도 없고, 'lance'(랜스)라는 아이디가 생각보다 많은 곳에 있다. '스누라이프'(서울대생 커뮤니티 사이트) 아이디는 'lance00'이고, 99나 00이 다 있는 곳도 있어서 'lance14'가 아이디인 곳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학원강사 내용이 지워졌다'는 지적엔 "저는 나무위키 아이디가 아예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무위키 박상수 변호사 페이지 편집 내역. 1월 6일과 7일에 수정됐다. /나무위키 갈무리
나무위키 박상수 변호사 페이지 편집 내역. 1월 6일과 7일에 수정됐다. /나무위키 갈무리

박 변호사는 <더팩트>에 나무위키 아이디가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lance99의 기여 목록. /나무위키 갈무리
박 변호사는 <더팩트>에 "나무위키 아이디가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lance99'의 기여 목록. /나무위키 갈무리

박 변호사는 '로이너스'라는 법조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는데 해당 커뮤니티에는 "이쁜 여자는 페미니즘을 하지 않는다" 등의 여성 혐오성 발언이 게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 SNS에 "신도시 맘카페에서 부동산 상승기에 기획 이혼소송이 터져 나왔다" 등의 글을 적기도 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경남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기자들이 '로이너스'에 대해 묻자 "그분(박 변호사)이 직접 쓰신 글이냐. 그건 아닌 거 같다. 운영자인데 그런 글이 있다는 것 아니냐. 그렇게 따지면 디시인사이드, 엠엘비파크(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물을 (운영자가) 다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박 변호사가 그렇게 생각한다거나 그런 철학이 있으면 같이 갈 수 없지만, 저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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