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 '낙준연대' 묘한 기싸움···파장 어디까지
입력: 2024.01.09 20:15 / 수정: 2024.01.09 20:15

양향자, 조응천 출판기념회 나선 제3지대 인사들 '빅텐트' 물꼬
'낙준연대' 주도권 싸움··정치권 긴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왼쪽부터)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왼쪽부터)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9일 한자리에 모였다. 양당 기득권 구조 타파 기치를 내세운 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주도권을 둘러싼 ‘낙준연대(이낙연·이준석)’의 묘한 기싸움도 감지된다. 거대 양당에서는 제3지대 빅텐트 파장력을 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와 민주당 혁신계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제3지대 주요 인사들이 모였다. 특히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가 두 인사의 출판기념회에 연이어 참석, 제3지대 주도권을 둘러싼 묘한 기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양 대표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맑은 물을 얻으려면 허드렛물을 비워야 하는데 나더러 허드렛물 노릇하라는 뜻으로 알고 나왔다"며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 자리에 우리가 모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축사 차례 이후에 나선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가 마중물 역할, 허드렛물 역할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 안에 모든 사람의 목소리, 이끌어주신 분들의 목소리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세력과의 (정책) 차이가 한강 정도라면 한국의희망과는 청계천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기자들과 만나 ‘빅텐트 주도권을 두고 신당 세력끼리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질문에 "논의 테이블에 와있는 여러 세력과 다르게 과거에 큰 결합이라 생각하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결합에 참여했다"며 "그때 결합이 준 교훈에 대해 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공간이 펼쳐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과거 연대 경험을 강조하며, 제3지대 ‘빅텐트’에서 벌어질 공천 지분 다툼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는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에도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조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향후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기꺼이 조 의원의 지도를 받기로 결심했다"며 "조 의원과 같은 신념의 정치인이 지금 같은 혼란의 시대에 꼭 앞길을 개척하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조 의원의 모든 행보를 응원하고 저도 함께할 수 있는 방향에서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조응천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무엇과 싸울 것인가 조응천 북콘서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둘은 원칙과상식에 연대 러브콜을 보냈다. /남용희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조응천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무엇과 싸울 것인가' 조응천 북콘서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둘은 '원칙과상식'에 연대 러브콜을 보냈다. /남용희 기자

일각에서는 2월 초까지 양측이 각자 세력을 키우다 연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내달 15일 기호 배정이 마무리되는 만큼, 현역 의원을 각자 얼마나 포섭하는지에 따라 주도권 확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둘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만큼 빅텐트로 이어지기엔 여러 고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거 연대 방식을 둘러싼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며 "같이 모여서 한 당을 만든다고 하면 각자의 비례대표 명부가 혼입되게 돼 양 세력 간 다툼이 생기지만, 지역구 같은 경우는 정당을 합쳐 출마한다든지 기호 하나로 출마한다든지 이런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그런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며 주도권 싸움에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정치권에는 낙준연대의 움직임에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인물의 신당 지지율의 합계는 10%에 달했다(이준석 신당 5.7%, 이낙연 신당 4.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와 관련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원칙과상식이 탈당하면 이후 비명계 의원들의 연쇄적인 탈당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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