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명 운집...'한동훈' 연호에 악수·셀카
현안 질의 거부, 강원도당 행사 이후 이틀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구인사를 방문했다. 한 위원장은 시민들의 환호에 악수와 셀카로 화답지만,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의엔 침묵했다. /단양=김정수 기자 |
[더팩트ㅣ단양=김정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대한불교천태종의 총본산 구인사를 방문해 연중 가장 큰 행사인 탄신 법회에 참석했다. 1만5000명 안팎으로 대거 결집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동훈'이라는 연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한 위원장은 이들과 악수하거나 셀카 요청에 응하는 식으로 화답했다. 다만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의에는 침묵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충북 단양군에 위치한 구인사를 찾았다. 천태종을 다시 일으킨 중창조(重創祖) 상월원각대조사를 기리는 날로 천태종 연중행사 가운데 제일 큰 규모다. 한 위원장은 본 행사에 참석하기 전 접견실에 들러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을 예방했다.
한 위원장은 "좋은 곳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큰 행사가 제가 취임하자마자 있어서 제겐 큰 행운인 것 같다"며 "(축사는) 말씀하셔서 준비는 했습니다만, 제가 그럴 깜냥은 안 되는 것 같아 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덕수 스님은 "위원장님께서 어렵게 오셨는데, 그 마음을 부처님이 아시고 크게 좋은 일이 많이 계실 것"이라며 차를 건넸다.
한 위원장은 덕수 스님과 20여 분 대화를 나눈 뒤 본 행사가 열리는 광명전으로 향했다. 한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한동훈'이라는 연호가 이어졌다. 이어 한 위원장을 보기 위한 인파가 순식간에 몰리면서 장내가 어수선해졌다. 특히 광명전으로 향하는 길목이 좁고 경사가 가파른 데다 계단으로 이뤄져 있어 현장은 더욱 혼잡해졌다.
한 위원장은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사진은 한 위원장이 시민들의 셀카 요청에 응하고 있는 모습. /단양=김정수 기자 |
한 위원장은 광명전으로 가기 전 설법보전과 삼보당에 들러 참배하거나 구인사 관계자들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위원장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민들이 한꺼번에 이동해 혼란은 계속됐다. 한 위원장은 인사를 해달라는 사람들과 가볍게 악수했고, 손을 흔들며 눈인사를 보냈다. 특히 셀카 요청에 응할 때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현장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한 위원장은 광명전에 도착해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봉축 법회가 열리는 행사장에 입장했다. 한 위원장이 등장하자 행사장 1층과 2층을 가득 채운 인파가 '한동훈'을 연호했다. 한 위원장은 법회에 참석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김영환 충북도지사,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 행사장에는 한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등을 비롯해 지역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새만금 잼버리 당시 조기 퇴영 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지원과 배려를 해준 구인사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발휘되는 선의의 동료의식이 우리 사회를 더욱 성숙하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말을 맺을 때마다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저와 국민의힘은 대조사님의 깊은 뜻을 배우고 동료 시민들의 삶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국가적으로 곤란했던 시기에 구인사가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나서주신 것에 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취재진의 현안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에도 질의응답을 갖지 않았다. (왼쪽부터) 한 위원장, 황 수석, 김 지사, 오 지사, 엄 의원. /단양=김정수 기자 |
법회 가운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도 있었다. 축사는 황 수석이 대독해 "지난해 10월 대조사님의 거룩한 법향이 남아 있는 대조사전을 참배했고, 대조사님의 높은 뜻을 되새기며 나라의 번영과 국민 평화를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다시 굳게 다졌다"며 "앞으로도 저와 정부는 불교와 동행하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 따뜻하게 보듬고 국민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겠습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약 1시간 30분 동안 행사장을 떠나지 않고 봉축 법회를 마쳤다. 이후 한 위원장이 퇴장할 움직임을 보이자 장내 인파와 행사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 위원장은 '한동훈' 연호를 외치는 이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두 손을 들고 인사하며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다만 한 위원장은 취재진의 현안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지자 "(여기서) 다른 걸 이야기하는 건 좀 이상하다"며 "우리 불교의 중요한 행사에 참석해 관계자들께 인사드리러 온 것이고 그렇게 인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서둘러 구인사를 떠났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에도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