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변제안' 외엔 돌파구 없다" 이행의지 재확인
한중관계 관련해서는 "건강·성숙한 관계 만들 것"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조태열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8일 박근혜 정부 시기 강제동원(징용) 재상고심 판결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사법농단의 일원으로 그런 문제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고 적극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해법인 '제3자 변제안'에 대해서는 "이 해법을 기초로 앞으로 계속 모든 조치를 취하고,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재판거래' 의혹은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부가 법관 해외 파견 확대 등을 대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일본 전범기업 상대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 판결을 지연시켰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시 외교부 2차관이었던 조 후보자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과 세 차례 만나 재판 절차 지연 수단으로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임 차장으로부터 법관 해외파견 확대 등의 요청을 받고 현실화해주지 않았느냐' 이용선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은 오보다. (법관 해외파견 확대는) 외교부 1차관 소관으로 저는 일절 관여한 바 없다"고 답했다. '당시 판결을 뒤집을만한 나름대로의 근거와 명분에 입각한 모범답안을 법원으로부터 받아 (외교부가) 전달했던 절차로 보면 완전히 재판거래, 짜고 치기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양식과 형태의 문서인지, 내용의 구체성 수준이 어느정도여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있었을 뿐 내용 조율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원의 공탁 불수리를 들며 '사법부가 제3자 변제안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김경협 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서는 "항고 절차를 거쳐 법원의 의견을 구할 것"이라며 "제3자 변제안 외 돌파구는 없기 때문에 충실하게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 답변서에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강제동원 배상 문제는 일괄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 역대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제3자 변제안은 최종 확정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그 이후 우리 정부의 해석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후보자는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중국과도 상호존중과 호혜‧공동이익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며 "관계 발전의 속도나 규모보다는 신뢰 증진에 초점을 맞춰 미래를 향한 협력사업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묻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3국 간의 기본적인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고를 받았고, 3국 외교장관 회의 때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개최한다는 합의가 있었다"며 "취임한다면 최우선순위 과제 중 하나로 염두에 두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