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 완화...수입 연간 9831억 감소
입력: 2024.01.05 16:25 / 수정: 2024.01.05 16:25

지역가입자 재산 공제 한도 5000만 원→1억 원 상향
보험료 부과 기준에 자동차 폐지키로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험료 개선방안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험료 개선방안'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자동차에도 부과하던 보험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공제 금액을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지역가입자 333만 세대의 건보료가 연 평균 30만 원가량 인하되는데 이에 따라 건보료 수입도 연간 9831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당정은 5일 국회에서 '건강보험 개선 방안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열고 "재산과 자동차 보험료 부과 비중을 줄여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로 나뉘는데 직장가입자가 소득에 따라 보험료가 부과되는 것과 달리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함께 자동차와 재산도 부과 기준에 포함돼 형평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된 과도한 건강보험료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자동차건보료는 1989년 도입됐으며 재산보험료는 1982년 도입됐다. 직장가입자에 비해 지역가입자의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소득파악 방법이 개선된 데다 자동차의 경우 국민 생활에 필수적이란 점에서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고령 은퇴자의 경우 직장 소득이 없는데도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보험금을 납부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자격을 편법으로 취득한다는 문제도 발생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당정은 소득 중심 부과 체계로의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건강보험 부과 체계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직장-지역가입자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앞서 유 정책위의장은 "소득 파악이 어려웠던 과거에는 자동차를 토대로 소득 수준을 추정해 보험료를 부과하는 게 어느 정도 타당했을지 모르나, 오늘날 기존처럼 재산과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은 불합리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주요국 중 재산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인데 자동차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재산에 부과하는 보험료의 비중을 줄여 직장-지역가입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개편안은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르면 올 2월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역가입자 총 333만 세대가 월평균 2만5000원, 연간 약 30만 원의 건보료 부담을 덜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표 전체 수입은 연간 9831억 원 감소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보 지출 효율화를 통해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과 형평성과 공정성은 높이되 지속가능성도 함께 확보해 나가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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