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 피습'에 "있어선 안 될 일"…정쟁 잠시 멈춤? 
입력: 2024.01.03 00:00 / 수정: 2024.01.03 00:00

신속한 진상규명 지시…'쌍특검 거부권' 부담 가중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신속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2023년 10월 31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이 대표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신속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2023년 10월 31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이 대표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신속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이번 사태로 이른바 '쌍특검(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통령실 부담은 커진 모양새다. 정치권은 당분간 상대 진영 비판을 자제하는 '정쟁 휴지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듣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이 대표의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흉기를 든 괴한에게 습격당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 피습 소식이 보도된 지 40여 분 만에 신속하게 입장을 낸 것이다.

대통령실 정무 관계자가 이 대표를 위문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지난 2006년 노무현 대통령도 당시 제1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표가 피습되자 신속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고, 다음 날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박 대표가 입원한 병원으로 보내 위로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 대표 피습 사건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새해 첫 만남은 불발됐다. 정치권에 정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쌍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통령실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통령 후보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후보와 이재명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 대표 피습 사건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새해 첫 만남은 불발됐다. 정치권에 정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쌍특검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통령실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통령 후보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후보와 이재명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번 피습 사건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새해 첫 만남은 최종 불발됐다. 정부가 3일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신년 인사회'에 이 대표를 초청하고 이 대표 측이 이를 수락하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예정됐었다. 다만 최근 윤 대통령이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할 쌍특검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민주당은 항의 표시로 인사회 불참을 검토해 왔는데, 이와 별개로 이 대표가 입원하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만남이 무산된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테러로 인해 3일 예정된 대통령과의 신년하례식에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함을 알려드린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신년 인사회를 기점으로 야당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려던 윤 대통령의 계획도 어긋나게 됐다.

쌍특검 거부권에 대한 대통령실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의결되는 대로 재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정부는 특검 법안의 정부 이송에 대비해 국무회의 개최 시간을 이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로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 중 이 대표 피습 소식이 알려졌고, 공교롭게도 국회는 이날 "특검법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해당 법안의 정부 이송을 미뤘다. 대통령실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즉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번 주중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특검 법안을 의결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안이 정부로) 넘어와야 알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정치권은 제1야당 대표 테러 사건으로 당분간 정쟁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쌍특검'이나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합의 처리 등 국면 전환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당분간 이 대표를 비판하진 않겠지만 지금은 사실상 정치적 내전 상태이기 때문에 (피습 사건을 기점으로) 민주당에 화해의 손을 내밀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본다"며 "이 대표가 퇴원하고 나면 그때부터 (정쟁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unon8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