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피습'…숨죽인 이낙연·비명계
입력: 2024.01.03 00:00 / 수정: 2024.01.03 00:00

이재명, 흉기 테러에 부산서 헬기 타고 서울대병원서 수술
'탈당 의사' 비명계 포함 여야 구분 없이 "쾌유 기원" 메시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해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둘러본 뒤 흉기 피습을 당해 이송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해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둘러본 뒤 흉기 피습을 당해 이송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일정을 소화하는 중 괴한으로부터 흉기 습격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당분간 당무와 외부 활동이 어렵게 됐다.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탈당을 언급했던 당내모임 '원칙과상식' 등 '비명(이재명)계'민주당 인사들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장 이들은 비판 목소리를 낮추고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일 오전 새해를 맞이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던 중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목이 찔려 쓰러졌다. 이 대표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이후, 의료용 헬기를 타고 오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이 대표는 목 부위에 약 1.5cm 정도의 열상을 입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피의자는 충남에 거주하고 있는 60대 남성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당초 이 대표는 이날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지만 피습으로 인해 이후 당 지도부의 모든 일정이 멈췄다.

국회는 이날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특검(쌍특검)법을 정부에 이송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피습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남용희 기자
국회는 이날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특검(쌍특검)법'을 정부에 이송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피습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남용희 기자

정치권은 급작스러운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에 빠졌고, 이를 의식한 듯 국회의 주요 현안도 뒤로 미뤄졌다. 국회는 이날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특검(쌍특검)법'을 정부에 이송하지 않았다. 정부는 당초 이날 국무회의에서 쌍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심의해 의결할 방침을 세웠지만, 법안 이송이 늦어지면서 계획도 순연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안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야당 대표가 대낮에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연일 '이재명 체제' 지도부와 각을 세우며 탈·신당 의사를 밝혔던 민주당 인사들도 숨을 죽이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이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고 당무에 복귀하기 전까지, 이들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 대표와의 회동에도 갈등을 전면에 드러내며 사실상 창당 선언을 한 이낙연 전 대표는 이 대표의 피습 직후 "이 대표님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라며 "부디 이 대표님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지지자들과의 행주산성 산행에서 "우리는 올해 절망에 빠진 국민께 희망을 드려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는 큰 싸움을 벌여야만 한다"며 신당 창당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표와의 각을 세우며 연일 신당 창당 선언에 나선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쾌유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위해 만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장윤석 기자 (현장풀)
이 대표와의 각을 세우며 연일 신당 창당 선언에 나선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쾌유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위해 만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장윤석 기자 (현장풀)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이 전 대표는 앞서 '명분 없는 신당 창당'이라는 당내 비판이 있었음에도 본인의 의사를 타진해 왔는데, 이 대표 피습으로 인해 더 곤란한 상황을 맞닥뜨린 것이다. (신당 창당을 한다 해도) 좋은 반응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3일 당 지도부에 '최후통첩'을 하겠다고 예고했던 민주당 내 비주류 모임 '원칙과상식'도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의 피습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이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붙잡힌 용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해 이와 같은 폭력행위가 다시는 우리 정치와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이 전 대표의 신당에 합류하는 것에는 "합류할 가능성은 없거나 아주 낮다(이원욱 의원)"며 선을 긋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3일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의 신년하례식에 불참하게 됐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에게 이 대표의 부상 상황을 설명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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