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피와 눈물로 쓰인 독립운동 역사 조롱"
여 "시대착오적 역사 인식"
국가보훈부가 2024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한 것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웠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0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가보훈부가 2024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한 것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웠다. 보훈부가 1992년부터 매달 선정해온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된 건 처음이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한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영웅, 그리고 피와 눈물로 쓰인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며 날을 세웠다.
최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반민특위를 빨갱이로 몰아서 친일파 청산을 방해한 자다. 3·15부정선거를 감행하는 등 국민의 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다 4·19혁명으로 국민의 손에 끌어내려진 독재자"라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시대착오적 역사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대착오적 역사 인식과 퇴행이야말로 수많은 독립 영웅들을 모독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윤 선임대변인은 "민주당에서 도를 넘는 비난을 쏟아냈다"면서 "민주당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오로 언급한 사실관계의 대부분은 전혀 역사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내린 모욕적인 평가 또한 복잡다단한 우리 현대사를 편향된 시각으로 섣부르게 재단하려는 오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미래를 위해 경쟁하는 지금, 수십 년 된 '국부론' 논쟁에 얽매여 '뉴라이트 역사관'과 '친일매국사관'을 들먹이는 민주당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라고 되물었다.
앞서 보훈부는 '세계 속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독립운동가 38명을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발표했다. 이 가운데 새해 첫 인물로 이 전 대통령이 선정됐다.
보훈부는 선정 이유로 "이승만은 1919년 상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대통령을 역임했고,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으로서 한인자유대회 개최와 한미협회 설립 등의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1992년 1월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김상옥 의사를 선정한 이후 2023년까지 463명을 선정했다. 그간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등 관련 단체가 여러 차례 추천했음에도 이 전 대통령은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으로 인한 하야 등 재직 당시 행적을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최종 선정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여권의 '이승만 재평가' 기류와 맞물려 보훈부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등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조명하고 있다. 26일 퇴임하는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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