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에 위치한 신신예식장을 찾아 주례를 섰다. /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캡처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깜짝 주례를 섰다.

24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소재 신신예식장을 찾았다. 신신예식장은 2대째 결혼식을 못 올린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결혼식장이다.

창업주 고 백낙삼 대표가 올 4월 별세할 때까지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약 50년간 무료 예식을 치러준 곳이다. 현재 아들인 백남문이 2대 대표를 맡아 고인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신랑시부님, 웃으세요. 김치! 참치! 꽁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마산 신신예식장 창업주 고 백낙삼 대표가 지난 4월 별세하실 때까지 1만4000쌍의 무료예식을 올려주시며 카메라 뒤에서 외친 말씀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백 대표가 떠나신 뒤 부인과 아드님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나면 작은 힘이라도 꼭 보태고 싶다고 생각했다. 성탄절 이브인 오늘 인연이 닿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6년을 함게 살다 오다 작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는 분들이 계셔서 제가 주례를 서기로 했다. 혹시나 부담을 느끼실까 봐 부부와 가족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신예식장은 고단하게 사느라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 한 장 없이 반백이 되신 분들이 애틋한 꿈을 이루는 곳으로 돌아가신 백 대표님께서는 그 꿈을 이뤄주는데 평생을 바쳤다"고 적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캡처

한 총리가 예식 전 "오늘 주례를 맡게 됐다"고 인사하니 부부와 온 가족이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는 주례사에서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자식들 반듯하게 키우며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오셨으니 충분히 자부심 가지실 만하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며 희끗희끗한 머리가 마저 파 뿌리 되도록 해로하시라고 말했다"며 "내려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신신예식장은 고단하게 사느라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 한 장 없이 반백이 되신 분들이 애틋한 꿈을 이루는 곳으로 돌아가신 백 대표님께서는 그 꿈을 이뤄주는 데 평생을 바쳤다"며 "예식장 벽면에 빼곡하게 붙은 신랑 신부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례를 마치고 백 대표의 부인 최필순 여사와 아들인 백남문 현 대표에게 "부친의 뜻을 이어줘 고맙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그는 "오늘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가 될 것이라고 한다. 몸도 마음도 따뜻한 성탄연휴 보내시길 바란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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