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김건희 특검법'…민주당, 총선 꽃놀이패 쥘까
입력: 2023.12.17 00:00 / 수정: 2023.12.17 00:00

與 압박하는 민주 "尹의 거부권은 비상식"
여론 70% 김건희 특검법 찬성, 이러나 저러나 민주 꽃놀이패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총선 최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는 김건희 여사. /이새롬 기자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총선 최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는 김건희 여사.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강행을 예고하면서 정치권이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맴돈다. 민주당이 연일 여권을 향해 특검법 수용을 압박하고 있는 한편 국민의힘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총선 국면에서 최대 리스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찬성 여론이 지배적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 대통령이 법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김 여사 수사 과정이 매일매일 드러나면서, 정국을 뒤덮는 악재로 이어질 수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그대로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원칙과 상식에 따른 수사를 상징하는데, 스스로를 부정을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 여사의 2009년~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죄 연루 의혹을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지난 4월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국회법에 따라 최장 240일간의 숙려 기간을 거쳐 오는 28일 자동 상정될 예정이다. 여당이 현재로서 표결을 막을 방법은 전무하다.

◆민주 "尹 거부권 비상식" vs 국힘 "특검 갖고 총선"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또다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3일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 본인과 본인의 가족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 대해 거부권을 쓴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여론조사 통계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거의 압도적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지지 여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12일 "국민 10명 중 7명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대구·경북에서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률이 67%"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 당선된 윤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한다면 국민을 속였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대로 특검법이 통과되면 김 여사 리스크가 총선 정국을 뒤덮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법안대로라면 민주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게다가 수사 상황을 매일 브리핑하기 때문에 김 여사 관련 뉴스가 쏟아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매일 수사 결과나 진행 상황에 대해 특검 주재로 브리핑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총선까지 그냥 특검 갖고 총선을 하는 것"이라며 "절대 거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 수용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 수용'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여론 70%, "尹 대통령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야", 일각에서는 "거부권 행사시 민주당에게 꽃놀이패"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는 게 옳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이 거부한 노란봉투법·방송3법 등과 달리 대통령이 가족 수사를 위해 권한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서다. 국민들 대다수 역시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8일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70%에 달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으로서는 거부권 행사 후 이뤄질 국회에서 이뤄질 재의결 절차도 리스크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여당인 국민의힘(112석)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총선을 앞두고 당이 말 그대로 격랑 속에 빠지게 된다. 정가에서는 이를 우려해 윤 대통령이 공관위 컷오프 일정도 재투표 이후로 미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잘 모르고 거부권을 행사하면 오히려 민주당에 꽃놀이패를 안겨주는 격"이라고 했다.

김수민 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민들은 특검법 관련해 영부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문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분명히 총선 악재가 될 거라고 본다"며 "만약 예상 외로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다면, 의표를 찌르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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