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와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은 추가 '용퇴'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와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2선으로 물러나면서 당내 인적 쇄신이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당 주류의 동반 퇴장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파장이 있다는 점에서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윤재옥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표의 사퇴 결정에 대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용단을 내려주신 데 대해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당 구성원 모두 김 전 대표와 장 의원의 결단을 온전히 혁신의 그릇으로 옮겨 담아 총선 승리의 결연한 의지로 당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다. 그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가 당대표 사퇴와 함께 지역구 불출마 선언도 해야 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당에 혁신의 길을 터줬다는 것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당은 새 당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를 열 상황이 아니라며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일부 친윤 주류의 퇴장으로 여당내 연쇄 인적 쇄신 분위기가 마련되면서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영남권 중진 실세들의 기득권 포기 여부로 시선이 쏠린다. 인요한 혁신위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결단 촉구에도 침묵해온 이들이 자발적으로 정치 생명을 포기하고 당 인적 쇄신에 힘을 보탤지는 미지수다.

최근 김기현(왼쪽) 전 대표 체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비주류 중진 의원들을 비난했던 10여 명의 친윤계 초선 의원도 인적 쇄신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난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네덜란드 순방길에 나서는 윤석열 대통령 배웅에 나섰던 김 대표. /박헌우 기자

다만 당 일각에선 혁신 경쟁에서 야당에 계속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영남권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민에게 야당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여당이 달라졌다는 것을 분명하게 각인시켜야 하는 상황으로 느낀다"며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심(용퇴)을 내려놓는 분들이 더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또 다른 윤핵관과 영남권 중진 등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이어질 것이라 본다"며 "충분히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움직임, 그렇게 인식될 수 있는 움직임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이 얘기했던 그것, 혁신위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김 전 대표 체제를 옹위했던 초선 의원들도 쇄신 대상으로 거론된다. 최근 10여 명의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김 전 대표 사퇴를 촉구한 서병수·하태경 의원 등 비주류 중진 의원들을 향해 "자살특공대", "퇴출 대상자"라고 비난하며 '김기현 체제' 사수에 나섰는데, 홍위병을 자처한 이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총선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 한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일부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전 대표 연판장을 돌린 것으로 모자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야당보다 더 원색적으로 (비주류 의원들을) 비난했던 것은 공천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낯부끄러울 정도의 행위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 색채가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서로의 시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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