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헤이그의 116년 전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리더잘(기사의 전당)을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뤼터 총리에게 "한국에 매우 의미있는 장소"라고 소개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116년 전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장소인 헤이그의 리더잘과,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업무 오찬을 마치고 리더잘(네덜란드어로 '기사의 전당')로 이동했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곳으로, 고종이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과 대한제국의 주권회복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했으나 3명의 특사들은 회의 참석조차 거부당했다. 리더잘은 현재 네덜란드 의회 개회식 등 국가 주요 행사 개최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뤼터 총리와 함께 당시 만국평화회의 관련 전시물을 관람했다. 특히 고종의 헤이그 특사 파견을 설명하며 "이곳은 한국에 매우 의미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이준 열사 기념관에서 흉상에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어 홀로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했다.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이준 열사가 순국했던 드 용 호텔(De Jong Hotel)에 세워진 기념관이다. 유럽의 유일한 한국 독립운동 기념 장소로, 우리나라 대통령이 기념관을 찾은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타국에서 순국한 이준 열사가 사용하던 방과 고종 황제가 수여한 만국평화회의 특사 신임장 등 전시물을 관람했다.

관람을 마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준 열사 기념관에 처음으로 방문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권 회복과 독립을 위해 애쓰신 순국선열들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의 자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 정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애국정신과 평화를 향한 숭고한 뜻을 알리는 노력을 정부도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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