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이 반도체는 물론 물류, 무탄소 에너지 등에서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자고 밝혔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반도체는 오늘날 양국 협력의 상징"이라며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분야의 전략적 연대를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해 온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미래 협력방향을 제시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먼저 네덜란드는 한국이 최초의 유럽지역 무역관과 해외 공동물류센터를 설치한 국가라고 소개하며, 그동안 활발하게 이뤄온 양국 간 경제협력 성과를 평가했다.

이어 전날(12일) ASML 방문 계기에 '반도체 협력'을 '반도체 동맹' 수준으로 격상한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반도체 기업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해 한국에 R&D(연구개발) 센터를 짓기로 하고, 양국의 대학생과 엔지니어들이 내년부터 최첨단 노광장비 운영 기술을 함께 배우며, 정부 간에도 반도체 대화 채널 개설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동맹으로 발전하는 튼튼한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원전, 수소, 해상풍력 등 무탄소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도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우리 두 나라는 원전, 수소, 해상 풍력 등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부분이 매우 크다"고 양국 협력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체결된 원전 협력 MOU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시공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네덜란드의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며 "수소차, 연료전지의 최고 선도국인 대한민국과 유럽 최대 그린 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는 네덜란드와의 수소 협력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세계적인 물류 허브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과 한국의 부산항 간 지속적인 협력도 기대했다. 그러면서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초대형 중소기업 전용 공동물류센터를 로테르담 항구에 개장을 했고, 2027년까지 유럽 지역에서 최초로 콜드체인 물류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라며 "유럽을 향하는 한국 중소기업의 제품과 신선식품의 물류 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물류 허브로서 네덜란드의 입지 역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 부산신항에 도입될 예정인 무인시스템을 언급하며 "세계적인 물류 허브인 양국의 두 항만 간에, 또 물류 기업 간에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하며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가 양국 기업인들의 우정과 협력을 다시 한번 다지는 귀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들의 든든한 조력자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국 기업 및 기관들은 △첨단산업(7개) △무탄소 에너지(3개) △물류(4개) △농업(3개) △기업 지원(2개) 등 분야에서 총 19건의 계약 또는 MOU를 체결했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등이, 네덜란드 측에서는 피터 베닝크 ASML CEO, 말튼 디얼크바거 NXP CSO, 잉그리드 타이센 VNO-NCW(네덜란드 경영자협회) 회장 등 양국 경제인 2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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