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발언' 이해찬 발언에 당 지도부 곤혹
野 "살얼음판 걷는 기분...낙관론 없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180석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이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단식투쟁천막에서 이해찬 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가 관건이다."(이해찬 더불민주당 상임고문)
22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흘러나오는 장미빛 총선 전망에 당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년 집권론'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의 '180석' 발언이 도마에 오르면서다. 이 상임고문의 당내 그립감을 고려했을 때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6일 민주당 세종시당 행사에서 "수도권에서 70석을 먹으면 154석이 될 것이다. 지난번 수도권에서 103개 먹었다. 거기서 50개~60개만 먹어도 140개로, 70개를 먹으면 154석이 된다"라며 "수도권에서 70개만 먹어도 제가 보기에는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라고 총선을 전망했다.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163석을 확보했다(서울 및 수도권 103석). 여기에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 열린민주당이 3석을 얻으며 총 183석 의석을 가져갔다. 22대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30석가량을 잃어도 153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이 상임고문 계산이다.
당은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선 긋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 이후 내년 총선 낙관론에 대해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6일 총선기획단 첫 회의에서 "항상 주권자인 국민을 두려워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 내부에 혹여라도 있을 오만함을 경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 발언에 "이 대표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 석이라도 더 이기기 위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며 선을 그엇다. 지난 7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 대표. /남용희 기자 |
계속되는 지도부발 경계령에도 불구하고 이 상임고문이 또다시 낙관론을 내놓자, 당내에서는 곤혹감이 감지된다. 희망회로가 자칫 국민들에게 교만으로 비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이 상임고문의 입지를 고려했을 때 제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더해졌다. 이 상임고문의 경우 이 대표와 자주 교류하는 '입김'이 큰 원로 인사다. 조정식 사무총장을 포함해, 이해찬 비서실장 출신인 김성환 의원 등 당내 요직에 있는 의원들 역시 친이해찬계 인물로 꼽힌다.
당 고위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탄핵 200석에 대해 대표께서 한 번 경고했지 않나. 이 대표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 석이라도 더 이기기 위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당 원로라 이 대표가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럴 것"이라고 했다. 당내 총선 낙관론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 지도부 내 낙관론은 없다"며 "살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정부 예산안, 양특검에 대해 절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당 내부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