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다음 주 네덜란드 국빈 방문…"반도체 동맹 구축"
입력: 2023.12.07 16:30 / 수정: 2023.12.10 14:00

양국 수교 이후 처음…올해 마지막 순방
11일부터 14일까지…이준 열사 기념관도 방문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다음 주 3박 5일 간 내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지난달 20일 영국과 프랑스 순방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 내외. /박헌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다음 주 3박 5일 간 내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지난달 20일 영국과 프랑스 순방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 내외.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양국 수교 이후 한국 대통령의 첫 네덜란드 국빈 방문이다. 윤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순방이기도 하다. 반도체 장비 생산 강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공고히 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7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빌렘-알렉산더(Willem-Alexander)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으로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 네덜란드를 3박 5일 동안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의 핵심 일정은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ASML 본사 방문이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관련 세계적인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2일(현지시간) 빌렘 알렉산더 국왕, 피터 베닝크 회장 등과 함께 ASML 본사의 주요 생산 시설 현장을 시찰하고,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 공간인 ASML의 '클린룸'도 관람하게 된다. ASML이 클린룸을 외국 정상에게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김 차장은 전했다. ASML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동행한다.

반도체 협력 논의는 다음 날 마크 루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의 단독 면담, 업무 오찬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김 차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네덜란드 첨단 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의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구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이런 노력들은 국제사회의 지정학적 갈등과 경제안보 위기 속에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반도체 장비 공급 안정성에 기여하고 글로벌 반도체 회복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한다는 게 목표다. 김 차장은 "가치의 연대에 기반한 안보협력, 첨단 기술 연대에 기반한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핵과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문제 등 국제 정세에 대해 긴밀한 공조 방침을 공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방, 방산 분야 교류와 방산 기업 간 협력 촉진 방안을 모색하고, 양국의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소통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의 군사적 이용과 사이버안보와 같은 신흥 안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또한 양국은 경제위기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안보 대화체를 신설하고 정례화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김 차장은 전했다. 아울러 미래산업 협력을 증진하는 차원에서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 양자, 인공지능, 스마트, 농업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 참여 인원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3일에는 우리 측 경제사절단(50여 개 기업)과 네덜란드 주요 기업 대표 200여 명이 참석하는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이 행사 계기에 양국 간 첨단산업 기술협력, 원전 협력 등의 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번 국빈 방문의 또 다른 핵심 일정은 독립운동 역사적 장소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리더잘과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13일 총리 주최 업무 오찬 후 루터 총리와 마우리츠하위스(Mauritshuis) 미술관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리더잘(네덜란드어로 '기사의 전당)을 방문하기로 했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장소로, 한국독립운동사에서 의미가 있는 역사적 장소다. 이준 열사는 고종의 특사로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해 국제사회에 대한제국의 주권 회복을 호소하고자 했으나, 일본 측의 방해와 열강의 외면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끝내 순국한 인물이다. 일정 변경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마우리츠하우스는 중요한 미술품과 역사적 함의가 있어서 그걸 (네덜란드) 총리와 국왕이 설명하고 싶어했는데, 일정이 5분도 쉴 시간이 없다. 그래서 조금 더 휴식 시간을 확보하면서 한국이 원하고 의미있는 일정을 좀 더 끼워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같은 날 오후에는 빌렘-알렉산더 국왕과 함께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개최되는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 및 유족 간담회에 참석해 이들에게 감사를 전할 예정이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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