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뜬금 없이 선출직 불출마…공관위원장 요구에 '과하다' 당내 반응
이낙연, 최근 이재명 직격하며 존재가 드러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공관위원장'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당내에서는 혁신안 수용을 강하게 촉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이해하면서도 '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률 기자 |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벼랑 끝 혁신위, 최대의 적은 '인요한의 입'?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앞서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6호 혁신안으로 의결했는데 이 과정에서 또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말'이 문제가 됐다면서?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저 자신부터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 이번 총선에 서울 서대문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며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공언한 말씀이 허언이 아니라면, 저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어. 지도부에 혁신안 수용을 압박하면서 배수의 진을 친 셈이야.
-당내에서는 '과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아.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1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인 위원장의 진심은 알겠다. 지도부가 희생(혁신안)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라도 본인을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는 뜻"이라면서도 "공관위원장이 총선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민감한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선택되느냐에 따라 총선 승패가 좌우된다"고 지적했어.
-지도부 반응은 어때?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그동안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거부했지.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설마 진짜 공관위원장을 요구하는 것이겠나. 혁신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달라는 강한 표현일 것"이라면서도 "지금처럼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지고 철야농성을 하는 엄중한 시국에 공천 관련 직책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실수"라고 비판했어.
-인 위원장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공관위원장 요구'로 논란이 흐르는 것 같아. 공관위원장 관련 발언은 당시 혁신위 내에서 얘기된 바 없었고 인 위원장의 깜짝 발표였다고 해. 조금 더 신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인 위원장의 발언 논란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
'공관위원장'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과거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최근 이준석 전 대표의 부모 언급, '윤심'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새롬 기자 |
-맞아. 최근엔 이준석 전 대표의 인성을 비판하며 부모를 언급해 논란이 됐었어. 인 위원장이 사과했지만 이 전 대표와는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져 버렸어. 인 위원장은 취임 초부터 '통합'을 강조하면서 이 전 대표 끌어안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어. 사석에서는 서운함을 많이 표출했다고 하지만 이 전 대표와 만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말이야.
-'윤심(尹心)' 언급은 어땠고. 용퇴론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조처였겠지만 혁신위 뒤에 대통령이 있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어. 혁신위에 가장 요구됐던 게 뭐였는지 생각했다면 이 같은 발언은 절대 할 수 없었겠지. 이후에도 윤 대통령을 '나라님'이라고 칭한다든가. 혁신위 취지에도,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 발언이었어.
-비슷하게 혁신위 출범 초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측근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매일 통화하는 사이'라고 한 적도 있어. 이후에 '그런 발언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혁신위원장으로서 파격 행보로 관심을 끈 건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해. 국민의힘으로서도 이슈를 주도하면서 혁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 다만 인 위원장이 자신의 자리와 책임만큼 발언의 무게를 생각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
-인 위원장의 '뜨거운 포옹'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던데?
-맞아. 인 위원장은 공관위원장 요청 발언 이후 자리를 떠났는데, 그 과정에서 박우진 혁신위원과 뜨겁게 포옹하더라고. 가벼운 인사라기보단 먼 길을 떠나는 사람과 이를 배웅하는 사람의 모습이었지. 둘은 서로의 등을 한참 토닥여 줬는데 마치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위안을 주고받는 것 같았어. 인 위원장은 오는 4일을 시한으로 공관위원장직을 당에 요청했는데, 일각에서는 혁신위 해체 시점 역시 이날이 아닌가 싶다고 해. 그래서인지 인 위원장의 포옹을 두고 '작별 인사'라는 말이 나오더라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이재명 대표의 거취를 거론하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이 대표의 국회 단식장을 찾은 이 전 대표 모습. /이새롬 기자 |
◆이낙연, 이재명 향해 직격탄…김남국 "반성문 쓰실 분이…"
-최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직격하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말을 남겼어. 그는 "민주당의 최고 책임자가 대통령 선거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고 먼저 규정지은 것에 경악했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어. 민주당에 대해서도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고 있는 것은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며 "사당화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지. 이 전 대표가 내년도 총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당에 문제 제기를 이어가며 이 대표와 연신 날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야.
-한때 이 대표의 최측근이라 불렸던 김남국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에게 반격에 나섰어. 같은 날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를 향해 "철저하게 반성문을 써야 할 분이 자기 책임은 모두 망각한 채로 당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라며 "이낙연 전 대표는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정치평론가처럼 남 일 보듯이 말할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어. 이 전 대표가 반성문을 써야 하는 이유로 김 의원은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서 자산 양극화 심화 등 국무총리로서, 180석 의석을 가진 여당 대표로서 정책 실패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돌아보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말했어.
'코인 투자'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철저하게 반성문을 써야 할 분이 자기 책임을 망각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새롬 기자 |
-이 전 대표의 거취를 두고는 '신당 창당설'이 솔솔 새어 나오고 있어. 이 전 대표는 포럼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며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어.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최근 정치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난 것도 알려지며 신당 창당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와.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일주일에 1회 이상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를 향해 "당에서 중지를 모으고 결단할 것은 결단해야겠다"라며 거취 결단을 압박하기도 했어. 이 전 대표가 침묵을 깨고 민주당의 현 리더십에 전면 각을 세우는 것을 두고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이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어. 반면에 이 대표가 사법 문제로 거취를 결단하고 나면 대안으로 이 전 대표가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와.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