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전달 최 목사 "서울의소리에서 선물과 카메라 준비"
민주당 "지금도 소장하고 있나?"…대통령실, 공식입장 無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선물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영상 촬영 당시 상황이 함정 취재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김 여사. /대통령실 |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김건희 여사가 사인으로부터 고가의 명품을 선물 받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유튜브 채널이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여사의 부적절성과 함께 해당 유튜브 채널의 '함정 취재'도 도마에 오르며 파장이 확산했다.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27일 김 여사가 지난해 9월 13일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무실에서 최재형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명품브랜드 가방을 받는 듯한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공개했다.
서울의소리에 따르면 최 목사는 카메라가 달린 손목시계로 몰래 촬영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김 여사 옆에는 명품 브랜드 이름이 적힌 쇼핑백이 놓여 있다. 김 여사는 최 목사에게 "이걸 자꾸 왜 사오세요" "자꾸 이런 거 하지 마세요 좀"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의 선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김 여사와 관련한 영상이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는지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는 최모 씨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습니까? 받았다면 돌려주었습니까, 아니면 지금도 소장하고 있습니까? 대통령실의 입장은 무엇인지 밝히십시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튜브 채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김영란법 위반이다. 따라서 대가성 있는 뇌물인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가 최재형 목사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JTBC 영상 갈무리 |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명품 가방을 선물한 최모 씨와 면담한 이유는 무엇이고, 부적절한 청탁이 있었는지도 밝혀야 한다"면서 "어제 대통령실 관계자는 백브리핑을 통해 '유튜브까지 코멘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어떤 매체가 보도했는가가 중요합니까? 대통령실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김 여사와 대통령실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책임 있게 해명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개된 영상이 파문을 일으키자 김 여사에 대한 취재 방식인 이른바 '함정 취재'가 보도 윤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 노동조합(3노조)은 "제3의 인물이 명품을 구매하고 선물을 구매하여 그 과정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기록한 다음 전달자인 최 목사를 활용해 김 여사 반응을 관찰한 행위는 당사자 간의 녹취를 허용하는 우리 법규의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라며 "그런 녹취는 일반적으로 위법하다고 여겨진다"고 비판했다.
이런 논란에 해당 영상을 보도한 MBC 기자 출신인 장인수 기자는 "함정 취재가 무조건 금지되는 건 아니다"며 "다만 함정 취재를 통해 얻게 되는 국민의 알 권리가 함정 취재 위험성이나 비윤리성보다 현저히 높을 경우, 또 함정 취재를 사용하지 않고는 취재원 접근이나 취재가 불가능한 경우, 함정 취재 대상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권력자인 경우에는 함정 취재를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에게 명품을 선물한 최 목사는 명품백 등 선물과 몰래카메라를 서울의소리에서 준비해줬다고 밝혔다. /JTBC 영상 갈무리 |
함정 취재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김 여사에게 선물을 직접 전달한 최 목사는 28일 JTBC와 인터뷰에서 선물을 주며 영상을 찍은 게 계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영상 촬영 목적과 관련해 "인사 개입이나 청탁이나 국정 개입의 그런 모습이 포착되면 그냥 내가 이제 그거를 뭔가 지적을 하려는 차원에서 그렇게 했던 거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 여사에게 건넨 선물과 몰래카메라를 서울의소리에서 제공한 사실도 공개했다. 최 목사는 "목사님이 뭐 돈이 있으십니까 하면서 OOO OO(서울의소리 관계자)가 사 온 거예요. 제가 산 게 아니고 그걸 제가 전달해준 거죠"라고 밝혔다.
서울의소리 측은 함정 취재 논란과 선물 제공에 대해 28일 추가 보도를 통해 지난 대선 당시 김 여사와의 7시간 통화 내용을 공개해 현재 소송 중인 이명수 기자가 사준 것이라고 공개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권의 대통령실 입장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현재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으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