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한영 간 미래 협력 방향을 담은 '다우닝가(街)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했다. 여기에는 양국 관계를 기존의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안보, 경제, 기후위기 대응,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구체적인 방안이 담겼다. 양국이 관계를 재정립하고 강화하는 새로운 파트너십에 합의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이날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한영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다우닝가'는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거리 이름으로, 윤 대통령이 합의문 이름을 직접 구상해 영국 측에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먼저 양국 간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체'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점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더욱 긴밀히 소통해 양국 간 외교․안보 협력은 물론 및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함께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수낙 총리는 이번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서도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임을 확인하고, 한영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이를 규탄하고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북한 도발에 대한 조치로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해 북한에 대한 전방의 감시와 정찰 활동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설치한 한영 국방 외교 장관급 2+2 협력체계를 통해 정보 공유와 안보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영국이 인태 지역에서 필요한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면서 양국이 전략적 공조를 추진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수낵 총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우려를 표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 가하는 안보 위협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체결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방산 공동수출 MOU(양해각서)를 통해 양국 간 방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효과적인 공동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 앞에서 리시 수낵 총리, 수낵 총리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또한 양국 정상은 이번 계기에 한영 FTA 개선 협상이 개시된 점을 환영하면서 "한영 FTA 개선을 통해 디지털, 공급망, 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의 통상규범 마련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이 전략적 통상 파트너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안정을 위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번에 맺은 한영 반도체 협력 MOU 체결을 통해 양국 반도체 산업발전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이 지속되기를 기대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양국 간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 및 '디지털정부 협력 MOU' 체결을 통해 6G, AI(인공지능), 디지털 규범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한층 확대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전환에 대한 공동 의지를 천명하고 양국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무탄소에너지(Carbon Free Energy) 이니셔티브, 양국 간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체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기여 등을 통해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공조하기로 했다. 또한 이번에 체결된 한영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양국이 함께 기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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