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불발 지적에 "한중 현안은 어느 정도 해소"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APEC 참석 계기에 미국 기업으로부터 1조5000억 투자 신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0일 영국으로 출국한다. 지난 18일 김건희 여사와 함께 APEC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대통령실은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비가 역대 정부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순방 비용이 든다고 해서 이런 (해외)투자 유치 활동을 멈추게 된다면 오히려 국가적 손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순방을 통해서 54억 달러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 순방 비용이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상외교 지출 비용은 각각 연평균 182억 원, 163억 원이었던 반면, 올해 현 정부의 동일 종목 집행액은 약 3배인 578억 원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박 4일간의 방미에서도 투자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이번 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미국 4개 기업으로부터 총 11억 6000만 달러(1조 5000억 원)의 투자신고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외교도 경제고, 민생이며,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상외교를 통해 외국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 곧바로 우리 경제성장은 물론이고,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미국의 4개 기업의 투자 유치로 자동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날(18일) 귀국한 윤 대통령은 다시 출국길에 오른다.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간 찰스 3세 국왕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찰스 3세 대관식 후 첫 국빈 초청이다.
이 대변인은 "영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GDP가 3조 700억 달러,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고, 유럽에서는 독일에 이어 두 번째 경제대국"이라며 "그런데 한국과 영국의 교역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121억 달러로 유럽에서 다섯 번째밖에 되지 않아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 더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둘째 날인 21일에는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미 의회 때처럼 영국 의회를 방문해 영어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번 영국 방문 기간 중에 자유민주주의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할 예정"이라며 "현지 언어로 연설하는 것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영국 방문에 이어 2박 3일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다. 오는 28일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23일부터 24일까지 각국의 BIE(국제박람회) 대표들과 오·만찬 및 리셉션 행사를 통해 막판 유치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IE 28일 표결을 앞두고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APEC 참석 계기에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미국과 중국, 일본과 중국 간에는 꼭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있었다"며 "한국과 중국은 최근에 윤 대통령이 리창 총리를 만났고, 한덕수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서 대화를 했기 때문에 양국 간에 지금 긴박한 현안들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짧지만 덕담을 나누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했고, 머지않은 시점에 양국의 외교장관이 만날 예정"이라며 "기본적으로 한중 간에 풀어야 될 현안들은 충분히 대화를 통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