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방송3법 본회의 통과…野 단독 처리
입력: 2023.11.09 17:14 / 수정: 2023.11.09 17:14

반발한 국민의힘, 표결 불참·본회의장 퇴장
이동관 방통위원장 구하기? 필리버스터 돌연 취소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가결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가결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9일 하청 간접고용 근로자가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쟁위행위에 대한 사측의 과다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등 내용의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공영방송(KBS·MBC·EBS)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의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대안)을 재적 298인, 재석 174인 중 찬성 173인, 기권 1인으로 가결했다.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도 각각 의결했다. 민주당은 쟁점법안인 '노란봉투법·방송3법' 의사일정 변경안을 상정해 처리하자, 국민의힘은 곧장 본회의장을 퇴장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한 야당의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방침도 돌연 철회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막판에 '지연 전략'을 취소한 데 대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보고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저지하기 위해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계획을 틀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아내 표결해야 하는데, 이번 본회의가 산회되면서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따라서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하처 등 간접고용 근로자의 교섭권을 보장하고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로 확대는 내용이다. 또 법원이 조합원 등의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 그 손해야 대해 배상의무자별로 각각의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과다한 배상책임이 부과되지 않도록 위함이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른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 붕괴 가능성과 노동쟁의 개념 확대 및 손해배상 책임 제한으로 노사 갈등, 불법 행위 증가에 따른 혼란 등을 우려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한다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3사의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 및 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 다양한 주체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공적 책임을 구현하기 위한 독립성·정치적 중립성 및 합리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를 각 분야의 전문가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반영해 확대하고, 사장 선출 방식을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하려는 취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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