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선 의원 험지로"…민주, 중진 용퇴론 불붙나
입력: 2023.11.08 00:00 / 수정: 2023.11.08 00:00

6선 박병석 의원 불출마 선언…김두관 "지도부가 앞장서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전략으로 인적 쇄신에 나설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전략으로 인적 쇄신에 나설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선 물갈이론'이 점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다선 중진 등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하며 선제적으로 인적 쇄신에 불을 붙인 상황에서 민주당 안에서도 중진 용퇴론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 해 헌신했고, 이제 국회에서의 저의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라면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국회 임기인 내년 5월까지 빈틈없는 의정활동을 약속하며 의원으로서 맡은 직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박 의원은 당내 중진의 용퇴를 종용하진 않았다.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수가 출마 기준이 돼선 안 된다. 정치도 노·장·청 결합이 가능할 때 발전할 수 있다"며 "청년의 패기, 장년의 추진력, 노장의 경륜과 지혜가 함께 어우러질 때 의회와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비율로 할 것이냐는 시대 상황에 따라 조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역임한 이후 정계를 은퇴하거나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게 정치권의 오랜 관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에서 박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당에 미치는 파급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중진 용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보다는 의장님이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재선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6일 여당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용희 기자
재선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6일 "여당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용희 기자

정계에선 국민의힘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 인사에 대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어, 야당도 필연적으로 비슷한 인적 쇄신에 대한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하는 파격적인 의제를 내놓으면서 민주당이 여당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당내에서도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선의 김두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도 여당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 '친명(친이재명) 안방, 비명(비이재명)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 168명 가운데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모두 39명(23.2%)이다. 구체적으로 3선이 22명, 4선 11명, 5선 5명, 6선 1명이다. 이중 21대 국회 최다선인 6선의 박 의원과 당내 대표적인 '386세대'인 4선의 우상호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우 의원은 2020년 12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찌감치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당은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안했던 총선 관련 혁신안도 총선기획단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김은경 혁신위는 지난 8월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 감산 대상을 현행 20%에서 30%까지 늘리고, 감산 범위를 20~40%까지 차등 적용하는 내용 등을 제안했다. 총선기획단 간사인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다양한 인재를 발굴해 우리 당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향후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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