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당발 '김포 서울편입'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민주당을 향해 "야당이 찬반의 입장도, 뚜렷한 대안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 여당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런다고 이 소동이 멎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당발 '김포 서울편입'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민주당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이 느닷없이 꺼낸 '김포 서울편입' 얘기는 도박이다"며 "야당이 찬반의 입장도, 뚜렷한 대안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 여당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런다고 이 소동이 멎겠는가"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김포 서울편입' 추진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 전 대표는 "여당은 불리한 선거판을 흔들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선거판을 넘어 균형발전이라는 국가목표를 흔들고 있다. 위험하고 무책임한 도박"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우리는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국가전략으로 추구해 왔다. 지방소멸의 흐름을 막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 그런 힘겨운 노력을 여당이 단숨에 흔들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여당이 김포뿐만 아니라 구리, 하남, 성남, 광명, 부천, 고양 등 서울 가까이 있는 곳을 모두 거론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어쩌자는 것인가. 서울을 공룡처럼 만들고, 국가를 가분수로 비틀어 놓자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누구는 김포를 품으면 서울이 바다를 갖게 된다고 했다. 그런다고 무엇이 달라지는가"라며 "국가의 모든 것을 서울의 행정구역 안에 두어야만 좋은 것인가. 그런 논리라면 설악산도, 지리산도 서울에 편입하자고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김포 서울편입'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결론을 낼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특별법 같은 입법 조치가 필요할 텐데, 그것이 총선 이전에 가능하겠는가. 여당은 균형발전을 어떻게 추진할지, 지방소멸을 어떻게 저지할지를 먼저 내놓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여당의 '김포 서울편입'과 관련해 "얄팍하고 비열한 정치쇼"라고 지난 1일 강하게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당으로서 갖춰야 최소한의 책임감마저도 찾아볼 수 없는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며 "수도권 선거판을 흔들어 보려고 하는 정략적 차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 방안을 두고 찬성·반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감지되는 것과 관련해선 "도로 하나를 뚫는데도 몇 년간 타당성 조사하고 검토한다"며 "이 사안은 그런 것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것인데, 며칠 생각해서 찬성·반대를 정한단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