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긴축재정' 때린 李…친명 인선에 뿔난 비명계
입력: 2023.11.03 00:00 / 수정: 2023.11.03 08:34

이재명, 민생경제 기자회견 열고 "경제성장률 3% 회복 가능"
비명계, 총선기획단 구성 두고 '친명 일색' 지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가 가계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가 가계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기자회견에 나서며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가 가계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드러난 '긴축재정 유지' 기조를 전면 비판해 정부·여당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기획단 인선을 두고 '친명(이재명)' 일색이라며 '비명(이재명)'계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성장과 변화'를 핵심으로 경제의 3주체(가계·기업·정부) 중 정부가 기업과 가계의 타격을 적극적으로 보호해 줘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 확대'를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경제 성장률 3% 달성'을 위해 정부에 △제조업 강국에서 디지털·에너지 강국으로의 전환 △지역화폐 예산 증액 △민관 협력 금리인하 프로그램 △청년 대중교통 3만 원 패스 △전세 대출 이자 부담 완화 △월세 공제 대상 확대 △내수 증대를 위한 1년 한시 '임시소비세액공제' 신설 △소상공인 가스·전기 요금 부담 완화 등을 제안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경제 위기 상황 속 민주당이 정부 여당과의 차별화에 나서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무 복귀 후 첫 일성으로 민생을 강조했고, 기자회견 개최 역시 당 지도부의 민생 행보 중 일환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이 대표는 최근 여당이 이슈 선점에 나선 '메카 시티 서울(경기 김포시 서울 편입 등)'과 관련해 "'주 69시간제'를 그냥 던졌다 '이거 말이 안 되네, 그럼 하지 말자' 식으로 대혼란을 야기하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며 국정 운영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다만 이 대표는 정부 여당과의 협의를 위해 앞서 민주당에서 제안했던 '여·야·정 3자 회동'을 재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메아리 없는 함성도 한두 번"이라며 "구호·선언보다는 실제 할 수 있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필요한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 여당과의 협의를 위해 앞서 민주당에서 제안했던 여·야·정 3자 회동을 재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새롬 기자
이 대표는 정부 여당과의 협의를 위해 앞서 민주당에서 제안했던 '여·야·정 3자 회동'을 재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새롬 기자

이 대표가 민생 행보로 대정부·여당 공세 수위를 높였으나, 당내는 총선기획단 인선을 두고 다시 계파 간 이견을 보여 갈등이 노출됐다. 비명계 의원들은 인선에 친명계가 다수 포진됐다며 이 대표가 말은 '통합'을 얘기했지만, 행동은 계파 갈등을 유발한다며 '말따행따(말 따로 행동 따로)'라고 비판했다.

전날 민주당은 제22대 총선기획단을 구성했다. 당 사무총장인 조정식 의원이 단장을 맡았고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등 당직자 7명이 당연직으로 이름을 올렸다. 원외에서는 최택용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 박영훈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 장현주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회 위원, 장윤미 법무법인 메타 소속 변호사 등이 선임됐다.

인선을 두고 비명계에서는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인선에 관해 페이스북에 "총선기획단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구성"이라며 원외 인사들 대부분(장윤미·장현주·최택용)이 과거 SNS, 유튜브 출연 흔적 등을 보아 강성 친명계로 알려진 이들이라며 '친명계 사당화'라는 평가를 남겼다.

한 비명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구색을 갖추려는 노력조차 없는 대놓고 '친명일색 총선'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불만을 표출하는가 하면, 또 다른 비명계 의원도 통화에서 "본인(이 대표)은 정부에 '말따행따' 하지 말라더니, 본인이 말따행따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당 지도부를 포함한 친명계는 총선기획단은 능력에 따라 임명된 인선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선을 두고 나오는 비판에 관해 전날 "정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 좀 진지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BBS 라디오에서 "총선기획단은 매번 총선이 올 때마다 띄운다"며 "통상적인 멤버들이 들어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명계는 전날 발표된 제22대 총선기획단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 /이새롬 기자
비명계는 전날 발표된 제22대 총선기획단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 /이새롬 기자

한편 총선기획단 인선에 포함된 한 인사는 통화에서 "총선기획단은 '공천관리위원회'처럼 공천과 관련해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 비명계 의원들이 오히려 원외 친명 인사들의 공격을 받는 등 외부 상황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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