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개딸'과 헤어질까?"...통합 '키'는 이재명 손에
입력: 2023.10.28 00:00 / 수정: 2023.10.28 00:00

박정희 추도식은 '정치적 추도식' 아니다?
소통관에 등장한 '완판맨'...김학용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이후 비명계 의원들은 강성 팬덤과의 결별을 이 대표에게 다시 한번 요구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이후 비명계 의원들은 '강성 팬덤과의 결별'을 이 대표에게 다시 한번 요구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이재명 다음 숙제는 '개딸과의 결별'?…통합의 장에서 나온 '쓴소리'

-이번 주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통합을 외치면서 내년 총선 준비 모드에 돌입한 것 같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전·현직 원내대표 오찬 겸 간담회를 열어 당내 중진들의 의견을 들었어. 간담회에는 원내대표를 지냈던 박홍근·김태년·홍영표·우상호·우원식·이인영·윤호중·박광온 의원 등이 참석했지.

-이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분열은 필패고 단결은 필승이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앞장서겠다"라며 당내 통합을 다짐했어. 간담회 이후 강선우 대변인은 비공개 간담회 내용에 관해 "당 대표와 지도부가 단합에 대해 노력을 더 경주할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하는 자리였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첫 번째 조건도 마지막 조건도 단합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라고 말했어. 공개 발언 후 사진 촬영 때도 이 대표를 포함해 전 원내대표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웃으며 환한 모습이었지.

공개 발언 당시 이 대표와 전직 원내대표들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예원 인턴기자
공개 발언 당시 이 대표와 전직 원내대표들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예원 인턴기자

-그런데 간담회가 비공개되자 전 원내대표들은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고 하네. 홍영표 의원은 '(비명계) 의원들에 거의 테러에 가깝게 지지자들이 행동하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당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는 데에 유튜브가 크게 작용하는 데, 문제가 되는 유튜브에는 지도부나 의원들이 안 나가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어. 강성 지지층과 당 지도부가 거리를 둬야 한다는 말이었지. 이외에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의 거액 가상화폐 의혹' 등에 당이 더 확실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충고도 있었다고 해.

-이 대표를 향해 '강성 팬덤과 결별'을 하라는 주문은 비명계 의원들의 공통 사항인 것 같네. 최근 강성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들이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며 지역 사무소에 비방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지.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과 '헤어질 결심'을 할지는 의문이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자'라고 했지만, 정청래·서은숙 최고위원 등은 '당원들의 요청에 맡길 것'이라며 사실상 처벌 가능성을 남겨뒀거든. 한 친명계 의원도 "체포동의안 당시 의원들은 한탄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해당 행위와 관련해서는) 당원들의 판단이 있을 것이고, 의원들은 거기 따라야 할 것"이라며 가결파 의원들 처벌과 관련해서 당내 분열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어. 이 대표가 '통합'을 외쳤지만, 계파 갈등은 총선 직전까지도 지속할 것이라는 당내 비관론도 여전한 것 같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보수 대통합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보수 대통합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정치적 추도식' 안 간다던 尹, '박정희 추도식'에서 박근혜와 '악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두 시간여만이었지. 박근혜 전 대통령도 11년 만에 유족 대표로 참석했어.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보수 대통합'이라는 메시지를 건넨것으로 해석돼. 총선을 앞둔 시점인 데다 최근 박 전 대통령도 외부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윤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해 보여. 대통령실도 그걸 모르지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식 참석 여부에 "정치적인 집회 행사로 변경된 상황이라 이제는 대통령이 갈 수 없는 행사가 됐다"며 기존 불참의 뜻을 재차 밝혔어. 그렇다면 보수층이 결집하는 박정희 추도식은 비정치적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아무래도 이태원 참사 추도식은 정부에 비판적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대통령실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비판적인 목소리에 대한 대통령실의 태도는 여전한 듯해.

-최근 여론 추이를 보면 윤 대통령으로서는 보수결집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여. 보궐선거 패배 이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보수 지지층 이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거든. 지난 2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3%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는데, TK(대구·경북)에서 무려 13%포인트나 떨어졌거든.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의 박정희 추도식에 참석은 앞서 이태원 참사 추도식을 정치적 집회라며 거부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의 박정희 추도식에 참석은 앞서 이태원 참사 추도식을 "정치적 집회"라며 거부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다만 보수층 이탈이 보궐선거 패배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야.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윤 대통령의 '찍어 누르는 듯한'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반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지. 중도층의 반감이 큰 이유이기도 해. 윤 대통령이 이런 기조를 유지한다면 중도층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 뭐, 보수층으로만 선거를 치르고 중도층은 아예 버렸다면 모를까.

-이날 추도식 현장에선 강경하고도 전통적인(?) 보수층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어. 행사를 주관한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해 "주사파 운동권 세력" "북한 김정은 비위 맞추기" 등 수위 높은 표현으로 맹비난했지. 추도식이 끝나고 빠져나가는 인요한 혁신위원장 뒤로는 "왜 5·18 먼저 가냐 XXX야"라는 등 욕설과 고성이 쏟아졌어. 술에 취한 한 참석자가 취재 중인 기자 2명을 폭행하기까지 했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취사선택해 듣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 나와. 윤 대통령의 '국민 통합' 발언이 무색해질 정도랄까. 오는 31일 윤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낼 것 같은데,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잘 모르겠어.

-인 혁신위원장이 27일 첫 회의를 열고 1호 안건으로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전 대표·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징계 해제 당 지도부에 건의했지. 그런데 사면 명단에 오른 홍준표 대구시장이 불만을 드러냈지?

-먼저 혁신위는 이날 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2시간여가량 대사면을 포함해 향후 혁신위에서 테이블에 올릴 안건에 대해 논의했어. 회의 후 김경진 혁신위원은 취재진과 만나 "인요한 위원장이 최초에 말했던 국민 통합, 야당과의 소통과 통합, 당내 화합과 통합 등을 주요 안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사면 배경을 밝혔어. 그런데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사면은 바라지 않는다. 장난도 아니고 그런 짓은 하지 말라. 해촉도 징계도 모두 수용했고 모욕도 감내했다. 김기현 지도부와 손절한 지 오래다"라며 "총선출마할 것도 아니고 총선 관여할 생각 또한 추호도 없다. 총선 출마할 사람들에 끼워서 그런 장난치지 말라. 총선까지 배제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총선 후 바뀐 정치 지형과 새롭게 정치 시작하면 된다. 니들끼리 총선 잘해라"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어.

◆"가격이 기막힙니다!"...기막힌 안성 '홍보맨' 김학용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안성 홍보맨으로 활약(?)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맞아.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경기도 안성 지역 농산물 판매 행사장'에 나타났어. 소통관 앞에서는 각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장이 열리곤 해. 이날은 김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안성이 무대에 올랐던 거야. 보통 지역구 의원들은 판매 현장을 한 바퀴 둘러보거나 사진을 찍고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태반인데, 김 의원은 좀 달랐어.

-김 의원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가격이 기가 막힙니다!" "맛이 아주 좋습니다!" "여러분!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등의 코멘트를 날리며 판촉에 나섰거든. 처음에는 김 의원이 아니라 판매자로 착각했을 정도였어. 그만큼 자연스러웠지. 우리가 전통 시장이나 과일 가게에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 리듬과 바이브였어.

경기도 안성 지역 농산물 행사장의 판매 시간은 오후 5시까지였지만 오후 3시에 조기 완판됐다고 한다. /김정수 기자
경기도 안성 지역 농산물 행사장의 판매 시간은 오후 5시까지였지만 오후 3시에 조기 '완판'됐다고 한다. /김정수 기자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사람들 반응이 궁금한데?

-나쁘지 않았어. 국회 내 관계자들이나 출입 기자들은 마이크를 쥐고 쉴 새 없이 외치는 김 의원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가벼운 웃음을 지었어. 김 의원은 이들과 눈을 맞추며 '와서 한번 봐달라'는 식으로 손짓했지. 김 의원은 또 "돈 가지고 와~ 외상 안 돼!"라며 이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어. 김 의원을 처음 목격했던 때가 점심을 먹고 돌아온 오후 1시쯤이었으니까, 김 의원은 그 전에 점심을 마치고 행사장에 온 것 같더라고.

-김 의원은 "오후 5시까지 판매하게 돼 있는데 아마 오후 2시 30분이면 다 떨어질 것 같습니다! 부지런히 와서 사주시길 바랍니다!"라며 사람들을 끌어모았어. 실제로 원래 판매 계획은 오후 5시까지였는데 김 의원의 활약이 통했는지 쌀, 배, 곰탕, 포도, 대추 등 품목들은 오후 3시에 조기 '완판'됐다고 하더라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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