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레일 전관 57명, 출자회사 '억대 연봉 낙하산' 재취업
입력: 2023.10.17 09:54 / 수정: 2023.10.17 10:29

코레일 전관, 출자회사 임원으로 재취업...전관 카르텔 '전형'
허영 의원 "출자한 만큼 배당 받고, 낙하산 재취업 근절해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출자회사가 고위 퇴직자들의 재취업 창구가 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이들은 출자회사의 대표이사, 감사, 이사 등 고위직으로 재직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고 있었다. /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출자회사가 고위 퇴직자들의 재취업 창구가 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이들은 출자회사의 대표이사, 감사, 이사 등 고위직으로 재직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고 있었다. / 코레일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출자회사가 고위 퇴직자들의 재취업 창구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 하는 코레일 출자 민자역사가 절반 이상으로 열악한 가운데 2급 이상 코레일 고위 퇴직자 57명은 이곳에 재취업해 억대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더팩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최근 6년간 출자회사에 재취업한 코레일 퇴직자만 158명에 달했다. 그중 코레일 2급 이상 고위 퇴직자 57명은 출자회사의 대표이사, 감사, 이사 등 고위직으로 재직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연봉은 8400만 원~1억 7600만 원 사이였다.

코레일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퇴직 후 두 달만에 롯데역사 이사로 간 A 씨는 1억 7600만 원을 연봉을 수령, 코레일 고위직으로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았다. 또, 2018년 코레일테크 대표이사로 취업한 B 씨는 퇴직일과 재취업일이 2018년 1월 15일로 같았다. 전형적인 전관 카르텔 형태로 출자회사가 재취업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라는 게 허 의원의 판단이다.

특히 부채 증가로 인한 코레일 경영난이 심각한데도 개선 노력에 힘을 쏟기보다는 출자회사를 퇴직자의 낙하산 재취업 자리로 활용했다는 비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출자회사에 전관들의 낙하산 재취업 행태가 드러나면서 지난 7월 취임한 한문희 사장의 17일 첫 국정감사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이 지난 LH 사태로 이권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는 것을 천명한 바 있어 코레일 이권 카르텔에 대한 지적과 답변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영 의원은 코레일은 민자역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배당금이 감소하며 민자역사가 공사 경영이나 부채 감축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퇴직자의 낙하산 재취업 자리로만 쓰이고 있다며 코레일은 민자역사 운영을 통해 경영이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원실 제공
허영 의원은 "코레일은 민자역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배당금이 감소하며 민자역사가 공사 경영이나 부채 감축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퇴직자의 낙하산 재취업 자리로만 쓰이고 있다"며 "코레일은 민자역사 운영을 통해 경영이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원실 제공

문제는 코레일이 현금 출자를 통해 민자역사(코레일과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출자해 별도 법인을 만든 회사) 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배당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자역사 12개 중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7개의 출자회사에서 배당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코레일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은 출자회사는 △부평역사(주) △신촌역사(주) △HDC아이파크몰(주) △(주)비트플렉스 △AKS&D(주) △신세계의정부역사(주) △SM중공업(주)로 7개다.

허영 의원은 "코레일은 민자역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배당금이 감소하며 민자역사가 공사 경영이나 부채 감축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퇴직자의 낙하산 재취업 자리로만 쓰이고 있다"며 "코레일은 민자역사 운영을 통해 경영이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레일의 도덕적 해이는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직원들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경마장에 출입하거나 음주, 성희롱 등 비위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코레일은 최근 3년간(2021~ 2023년 3월기준)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정직 처분된 징계대상자들에게 총 1억 5949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또, 근무 중 음주를 하거나 음주운전으로 처분을 받은 직원 4명에게 정직 기간 동안 총 약 1370만 원의 급여가 지급, 직장 내 괴롭힘으로 처분을 받은 직원들도 약 2280만 원의 급여를 줬다.

아울러 2차 가해를 포함한 성희롱 가해 직원 9명도 3919만 원의 급여를 탔고 공금을 횡령한 직원 역시 113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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