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선관위, 선거관리시스템 부실 운영 국민께 사과해야"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추진 확인도
국민의힘이 13일 선관위의 해킹 취약 문제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도 효력정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킹 취약 문제에 대해 "선관위는 선거관리 시스템을 부실 운영해 온 것에 대해 국민께 겸허히 사죄하고, 부정선거의 가능성을 1%도 남기지 않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우리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인 선거 관리 시스템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부실한 상태라는 것이 보안 점검 결과 확인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금과 같은 선관위의 허술한 보안 수준에서, 투표용지에 찍히는 관행과 사인을 복제해 허위 투표를 할 수 있고, 선거인 명부를 조작해 이중 투표하거나 유령 유권자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고 짚었다.
그는 "국민들께서 투표를 통해 행사한 신성한 주권이 특정 세력에 의해 얼마든지 왜곡되고 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그런데도 정작 선관위는 보안의 허술함을 단순히 기술적 가능성으로 치부하고, 부정 선거는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해명하는 안일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중앙선관위를 대상으로 한 해킹 시도가 다른 중앙부처 평균에 비해 18.5배나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지속적으로 우리 선거에 개입하려 시도해 온 북한 정권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커 집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다"며 "결코 선관위가 해킹의 안전지대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인데, 내부 조력자 운운하며, 선거 보안을 호언 장담하는 배짱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최근 가짜 인터넷, 최근 가짜 인터뷰를 통한 선거 공작과 인터넷상의 여론 조작 가능성이 확인된 마당에, 선거 관리 시스템마저도 해킹에 이토록 취약하다면, 현재 우리 민주주의가 전에 없던 입체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론 조작 방지, 투개표 과정의 보완 등 공정선거의 필수 여건을 갖추기 위해서 국회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을 지키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만큼, 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이후 지난 5년 동안 북한의 핵 개발·미사일 도발 등 우리가 받는 안보 위협은 가중됐다"고 주장했다. /남용희 기자 |
한편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과 체결된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북한산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최근 북 국경 지역에서 화물 열차가 급증해 지난 정상회담 때 맺은 무기 거래 협약이 현실화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현재의 국제 정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9·19 군사합의가 초래 안보 공백과 외교적 제약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이견이 있기 어렵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감시, 정찰, 공백 때문에 기습 공격에 성공했는데 우리 또한 9·19 군사합의로 인해 대북 감시와 정찰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어제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확인되었다"고 짚었다.
그는 "더 폭넓은 측면에서, 전반적인 외교, 안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9·19 군사합의가 유무형의 족쇄로 작용하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9·19 군사합의가 남북 간 군사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합의 이후 지난 5년 동안 북한의 핵 개발·미사일 도발 등 우리가 받는 안보 위협은 가중되기만 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 유지 여부는 정부의 권한에 해당하지만 국가의 안보와 외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국회에서도 정부의 결단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은 한반도의 평화가 근거 없는 낙관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힘과 행동에 의해서 보장된다는 엄중한 사실을 인정하고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정정의 문제로 변질시키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효력정지 주장에 대해 "신원식 신임 국방부 장관도 하마스 사태를 보며 9·19 군사합의가 국가안보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며 "신 장관이 9·19 군사합의의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서 국민께 보고드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원내대표는 "의총 주제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이 시점에서 (보궐)선거 결과를 포함해서 당이 총선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해야 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모두 들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