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 민주당 "무거운 민심" 겸손 모드…비명은 '총선 경계'
입력: 2023.10.13 00:00 / 수정: 2023.10.13 00:00

친명계 "이재명과 국민이 이겼다" 자축
승리 만끽도 전에…檢, '백현동 의혹' 이재명 불구속 기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구청장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전 구청장)에 낙승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매서웠던 것이라며 대여 공세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1일 진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정청래(왼쪽 끝)·박찬대 최고위원 등이 당선이 확실시되자 파이팅을 외치던 모습. /박헌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구청장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전 구청장)에 낙승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매서웠던 것이라며 대여 공세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1일 진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정청래(왼쪽 끝)·박찬대 최고위원 등이 당선이 확실시되자 파이팅을 외치던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구청장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전 구청장)에 낙승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매서웠던 것이라며 대여 공세를 높였다. '친명(이재명)' 의원들 사이에선 "이재명이 이긴 것"이라는 자평도 나왔다. 반면 '비명(이재명)'계는 "자만하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축포를 터뜨리는 당내 분위기를 경계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개표 결과, 진 구청장은 56.52%(13만 7066표)의 득표율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9만 5492표)를 17.15%p 차로 앞서며 승리를 거뒀다.

진 구청장은 당선 소감에서 "이번 선거는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당선이 확정되는 즉시 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1분 1초라도 아껴가며 강서 구정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진 구청장은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참배했다. 이어 그는 관내 방범 CCTV를 운영·총괄하는 통합관제센터와 화곡2동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현장, 화곡본동시장 등 '민생 행보'를 보였다.

민주당은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렸던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여당을 큰 차이로 이긴 데 대해 자축보다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통했기 때문이고, 야당인 민주당이 대정부 견제의 역할을 적절히 해야 한다는 의미로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녹색병원 퇴원 이후 자택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진 구청장 당선이 확실해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결과는)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남겼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 공원에서 열린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자 유세 현장을 방문해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이 대표는 진 후보 당선이 확실해지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새롬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 공원에서 열린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자 유세 현장을 방문해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이 대표는 진 후보 당선이 확실해지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새롬 기자

당 지도부는 승리의 여세를 몰아 대통령실의 쇄신을 요구하며 대정부 공세에 들어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보선 결과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이제는 윤 대통령이 답해야 할 차례다. 민심은 윤석열 정부에 '국정 기조를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민심을 무섭게 느꼈다. 진 구청장과 김태우 후보 지지율을 보면,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잘하고 있다 30%대, 못 하고 있다 50%대) 수치와 상당히 유사하더라"라며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중도층에서도 '윤 정권 심판론'이 작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친명계 의원은 강서구 선거 승리가 '이재명 체제'의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명 중진' 안민석 의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50%에 가까운 놀라운 투표율과 야당의 17%P 압도적 승리는 한마디로 '민심 폭발'이다"라며 "한마디로 이재명 대표와 국민이 이겼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진 선거"라고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좋아서 이재명 대표 체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지는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 의원들은 총선이 6개월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승리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저기(국민의힘)에다가 일단은 먼저 대걸레로 때려준 거지 우리가 잘해서 안 때린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승리에) 도취해서 '이재명 체제로 이렇게 이겼어, 이 상태로 내년 총선 가도 압승이야'라고 하면 (국민의힘을 때린) 대걸레가 우리 쪽으로 오고, 그때 대걸레 없이 바로 쇠몽둥이가 날아올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승리에 도취하면 안 된다고 당 지도부를 향해 우려를 표했다. /남윤호 기자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승리에 도취하면 안 된다고 당 지도부를 향해 우려를 표했다. /남윤호 기자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정치 회복의 시간"이라며 "민주당은 신뢰의 회복을 위해 혁신해야 한다.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국민의힘과의 싸움이 아닌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한 싸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이른바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와 최측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강선우 대변인 논평)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참패에 전광석화처럼 기소 카드를 꺼내든 후안무치한 윤석열 검찰의 행태를 규탄한다"며 "정치 검찰의 '정적 죽이기 기소'로 민심의 심판을 받은 선거 결과를 덮지 말라"고 반발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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