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김건희 여사 '뒷배설'과 관련해 "그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했으면 정말 좋겠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는 사진.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김건희 여사 '뒷배설'과 관련해 "그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했으면 정말 좋겠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후보자의 이같은 해명은 김 여사가 김 후보자 지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가위 인사청문회에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와 김 여사의 친분설을 주장,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에는 김 여사가 '뒷배'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양 의원은 "후보자가 경영한 위키트리와 코바나컨텐츠가 경제 이익 공동체, 공생관계라는 의혹이 가득하다. 김 후보의 네트워크에 위키트리가 활용된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이 든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내가 그렇게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맞섰다.

이에 양 의원이 "코바나컨텐츠 전시를 함께 기획하고 성공시켜 윤 대통령을 만들어 내는 산파 역할을 해서 장관 후보에 추천된 게 아니냐는 이런 강력한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그 정도로 여사님과 친했으면 정말 좋겠다"라며 "어떻게 제 뒷배가 김건희 여사라고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양 의원은 김 여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월단회'에서 김 후보자가 김 여사와 친분을 쌓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회원도 아니고 회원이 누군지도 모른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언론과 정치권에서 거의 40년을 활동했는데 어떻게 김 여사가 저를 픽업해 이 자리에 갖다 놨다고 하나"라고 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김 후보자는 본인을 둘러싼 '시누이 주식 파킹' 의혹과 관련해서도 위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김 후보자는 2013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될 당시 본인 소유의 인터넷 언론사 주식은 공동창업자에게, 남편의 지분은 시누이에게 팔았다 되사면서 주식 파킹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이원택 민주당 의원이 "주식을 시누이한테 매각한 것은 통정매매일 수밖에 없고 명의신탁일 수 있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회사) 누적 적자가 12억이 넘었다. 차라리 회사가 망하든지 말든지 백지신탁으로 넘길 걸 그랬다"며 "저는 통정매매를 인정할 수 없다. 주식 매매를 할 때 직계존비속한테 하지 않으면, 되게(가능하게) 돼 있다"고 연신 억울함을 토로했다.

'강간 임신 출산'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특정 야권 정치인 불륜설을 언급해 사과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곧바로 민주당에서는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고, 김 후보자 역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의 발언을 다룬 일부 언론의 제목을 말하면서 '성폭행 당해도 낳는 관용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하거나 강간 출산 옹호한 적이 있느냐"고 김 후보자에게 묻자, 김 후보자는 "전혀 없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라며 "어떻게 제 인생 60년을 이렇게까지 매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원은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여가부 장관을 일순간에 강간 출산 옹호자로 만들어 버린 것이 악질적인 가짜뉴스"라고 호응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전후 맥락을 다 잘라 낸 전형적인 짜깁기 뉴스다 가짜뉴스"라며 "원치 않은 임신에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로런스가 있으면 여자가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강간 출산 옹호 발언으로 보는 건 난독증"이라고 비판했다.

그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야권 모 인사의 불륜설 보도를 거론하며 "말할 수 없는 정말 쓰레기 같은 기사인데, 여야 의원 누구나 이러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라며 "제가 하지 않은 말을 갖고 말씀하시면 안 된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하느냐. 저도 60이 넘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이에 여성가족위원장인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지금 특정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는 건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맞지 않다"며 사과를 촉구하자, 김 후보자는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두고 오후까지 여야 간 날 선 신경전이 오갔다. 오전 청문회에서는 여당 간사인 정경희 의원과 문정복 의원이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문 의원을 향해 "국무위원이 될 후보자인데 답변을 틀어막으면서 끼어들지 말라고 하면 왜 불렀는가"라고 하자, 문 의원이 "어떻게 의원이 발언하는 것을 가지고 가타부타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정 의원은 "기본적으로 예의를 지키라"며 문 의원을 향해 "야!"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어 문 의원은 "정경희!"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두 의원이 거칠게 충돌하자 여야 의원들이 "반말하지 마세요", "많이 컸다" 등 한 마디씩 얹으면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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