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주식파킹’ ‘성차별 발언’, 유인촌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
여야 청문회 험로 예상, 野 "임명 철회해야"
여야는 5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공방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두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했던 만큼 송곳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헌후·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5일 열리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공방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두 후보자 모두 야당에서 지명 철회를 요구했던 만큼 험로가 예상된다. 당초 여당은 청문회 보이콧을 주장했지만, 4일 오후 여야 원내지도부는 청문회 정상 개최를 합의했다.
◆김행 여가부장관 후보자 둘러싼 '주식파킹' 논란…성차별적 발언 도마 위에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일명 ‘주식 파킹’ 의혹은 청문회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된 2013년 본인이 창업한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의 지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누이 주식파킹'이 있었느냐가 관건이다. 공직자윤리법상 시누이는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하는 이해관계자가 아니지만, 측근에게 주식을 판 것 자체가 공직자 백지신탁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는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 남편이 누나(시누이)한테 주식을 사달라고 부탁을 했다","주식 수에 착각이 있을 수 있다. 갑자기 기자가 (주식 수를) 들이밀면 10년 전에 몇 주를 어떻게 팔았고 줬는지 기억하겠나" 등의 해명으로 주식파킹 고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주식 이동 상황과 회사 경영에 대해 다 설명해 드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외에도 여가부장관 후보자의 성차별적인 발언이 여러 차례 발견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위키트리에 '김행 기자' 이름으로 작성된 기사에는 "Women=Problems(여성=문제)", "엉짱 교수의 환상적 뒤태" 등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지난달 29일 김행 후보자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
김 후보자는 "(당시) 2만3000여명의 시민기자 계정을 없앴고, 트래픽이 높았던 많은 기사가 기존 임직원 계정으로 분산됐기 때문에 해당 기사가 자신의 이름으로 올라가 있을 뿐, 실제 작성자는 다르다"고 했다. 다만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성차별적 기사가 꾸준히 출고되고 있는 과정을 여성 정책을 관할하는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가 좌시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김 후보자는 2012년 위키트리 소셜방송에서 출연해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합헌 결정 관련 발언으로 몰매를 맞았다. 김 후보자는 당시 방송에서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예를 들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에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 사회·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면서 "낙태가 금지된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남자들이 취하고 도망쳐도 여자들이 아이를 다 낳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여성이 설사 강간을 당해 임신했더라도 낙태는 불가하며 무조건 출산해야 한다는 생각을 단 1초도 가져본 적이 없다"며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의 모처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는 사진. /임영무 기자 |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에 욕설 논란도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유 후보자는 MB정부 시절 3년간 문체부 장관을 역임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 후 국정원 '적폐청산 TF(태스크포스)'는 유 후보자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서 관리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유 후보자는 "(예술계와) 대립적 관계는 있었지만 그런(블랙리스트) 적은 없었다"며 "만약 또 (블랙리스트) 얘기가 나온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리해보겠다는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유 후보자에게는 과거 국정감사장에서 취재진에게 욕설을 뱉은 해프닝도 있다. 유 후보자는 2008년 국정감사장에서 유 후보자는 사진기자들을 노려보며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편 청문회 파행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양당 원내지도부가 이날 오후 진행된 회동에서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극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앞서 야당이 두 후보자에게 지명 철회까지 촉구하고 나서면서 청문회에서 팽팽한 전운이 감돌 예정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인사 참사를 인정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인사를 해야 한다"며 "공직자로서 도덕성과 자질이 현격히 부족한 인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