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국 포털서 '中 이겨라' 응원 55%, 차이나 게이트 의심"
입력: 2023.10.02 18:32 / 수정: 2023.10.02 18:32

국민의힘, 인터넷 댓글에 국적·접속국가 표기 의무화 법안 발의

국내 포털 응원 페이지에서 지난 1일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중국과의 8강 경기의 중국 응원 비율이 55%로 집계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중국 측의 여론 조작을 의심하고 있다. /KFA
국내 포털 응원 페이지에서 지난 1일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중국과의 8강 경기의 중국 응원 비율이 55%로 집계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중국 측의 여론 조작을 의심하고 있다. /KFA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포털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응원 페이지의 '클릭응원'에서 한국보다 중국을 더 응원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차이나 게이트'가 떠오른다며 여론 조작을 의심하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지난 1일 중국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을 치를 당시 한 국내 포털사이트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 팀을 응원한다는 반응이 55%로 나타났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지난 1일 대한민국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우리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통계가 집계돼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한다"고 말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뛰어난 공감 능력과 인류애를 가진 우리 국민이기에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얼마든지 중국팀을 응원할 수 있다"면서도 "대한민국 초대형 포털에서 과반 비율로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분명 상식과는 거리가 먼 집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에서 의심하는 '차이나 게이트'가 떠오른다"며 "중국 시진핑 수석은 '뉴미디어 여론을 장악해야 한다', '여론전에서 승리하려면 강력한 인터넷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중국 내 강성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확산으로 '쯔간우(자발적 댓글부대)'가 늘고 있다는데, 이들은 주요 현안이 아닌 상황에서도 애국심을 표출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당은 인터넷 여론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는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댓글에 국적이나 접속국가 표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이 성숙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도 무작정 반대나 침묵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8800만 건의 여론이 조작됐던 사건을 기억한다"며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여론과 민심은 분리할 수 없다.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여론을 조작해 국민을 선동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흔들게 놔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클릭응원을 운영한 다음스포츠는 응원 시스템이 악용돼 불필요한 오해를 준다며 임시로 소비스를 중단했다. /다음스포츠 공지사항 갈무리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클릭응원'을 운영한 다음스포츠는 응원 시스템이 악용돼 불필요한 오해를 준다며 임시로 소비스를 중단했다. /다음스포츠 공지사항 갈무리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은 이 같은 반응에 응원 시스템을 임시 중단했다. 다음스포츠는 2일 공지사항에서 "클릭응원의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 중국과의 경기가 시작된 지난 1일 밤 9시 포털사이트 다음이 운영한 응원 댓글 페이지에 중국 팀을 응원한다는 비율이 전체 응답자 120만 명 가운데 55%에 달했다. 비슷한 시각 네이버에서는 약 10%가량이 중국 팀을 응원한다고 답했다.

다른 축구 경기에서도 이 같은 결과를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30일 북한과의 여자 축구팀 8강전 경기에도 한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불과 25%로 북한을 응원하는 비율보다 낮았다. 지난달 28일 조별리그 홍콩전에서도 한국은 9%, 홍콩은 91%의 응원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중국 팀의 승리를 응원하는 응답이 많이 나타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중국인들이 의도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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