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명 vs 비명 갈등 고조…분당설 현실화될까
입력: 2023.09.26 00:00 / 수정: 2023.09.26 00:00

'가결표' 징계 등 계파 간 갈등 절정 치닫아
李 영장실질심사 이후 당 요동 칠듯…분당설 신중론


더불어민주당 계파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친명계 정청래(왼쪽) 의원이 마지막으로 회의에 참석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을 지나치는 모습. 송 의원은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남용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계파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친명계 정청래(왼쪽) 의원이 마지막으로 회의에 참석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을 지나치는 모습. 송 의원은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민주당 내분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탈표 색출 작업과 징계까지 공공연히 거론되면서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계파 간 파열음이 당 밖으로 분출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구속 여부에 따라 분당 위기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하루 앞두고 계파 간 갈등을 적나라하게 노출했다.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과 윤석열 정권에 놀아난 민주당 가결파들의 폭거도 기가 막히고, 헌정사에 일찍이 없었던 야당 대표 체포, 구속이라는 죄명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가결표를 던진 것은 해당 행위"라면서 해당 행위에 대한 당의 당헌·당규상 절차를 밟기 전 누가 가결표를 행사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또한, 지난 2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명계 설훈 의원의 '이재명 탄핵' 발언도 전했다. 사실상 설 의원이 가결표를 던졌다고 폭로한 셈이다.

이에 대해 설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은 당론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양심에 따른 표결이었다는 점에서 해당 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과 지도부가 생각이 다른 의원들을 해당 행위자로 몰아가고 있는 행위 자체가 민주당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고 받아쳤다.

지명직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도 가결표 색출 움직임에 대해 "자기 증명을 거부한다"면서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에게 한 줌의 씨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양심과 소신에 기반한 저의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구속 여부에 따라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이새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구속 여부에 따라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이새롬 기자

민주당의 계파 간 대치는 이 대표의 구속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 대표는 26일 예정대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인다면 민주당은 말 그대로 격랑 속으로 휩싸일 전망이다. 비명계가 내년 총선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반격에 들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계속 대표권한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 "구속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면서도 "영장이 발부되면 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게 상식이다. 그 뒤에 수습은 이 대표가 빨리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 여부를 떠나 '이재명 체제'를 유지한다는 친명계의 주장과 배치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구속되지 않는다면 민주당 내에서 인적 쇄신의 바람이 불 것"이라면서 "비명계의 내년 총선 공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민주당 내부에서 계파 갈등이 전면화될 텐데, 비명계가 친명계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하는 듯한 모양새에 대한 비주류의 불만이 커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분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 의원은 지난 2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분당을 논하는 건 섣부르다"면서도 "체포동의안 1, 2차 표결 때 넘은 40명의 숫자는 가벼이 봐서는 안 된다. 최대한 노력은 하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솔직히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분당설에 대해 "당내 갈등이 있어도 (비명계에서) 당을 쪼개는 인식까지는 아닌 걸로 안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도 KBS라디오에 출연해 "국정을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제대로 나아갈 것"이라면서 "그러려면 우리 당이 제대로 서야 할 것 아니겠나"라고 분당설을 일축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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