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 결과 가결됐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 결과 가결됐다. 민주당 내에서 최소 30표가 넘는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이 대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관해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부결을 요청했으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역풍이 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결과 재적 의원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가결 정족수는 148표보다 1표 더 나온 수치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 출석 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가부를 정한다. 병원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당초 국민의힘 111석, 가결을 당론으로 정한 정의당 6석, 여권 성향 한국의희망 1석·시대전환 1석·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의원(하영제·황보승희)까지 합쳐 120석은 가결이 예상됐다. 실제 표결 결과 중 가결(29표), 기권(6표), 무효(4표)를 합하면 민주당에서 39표까지 이탈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의 지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도 무더기 '이탈표(37표)'가 당내에서 나오며 파장이 일었다. 당시 가결 표는 139표로, 당초 찬성을 예고한 국민의힘(114석),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 한국의희망(1석)을 모두 합친 표수보다 17표 많았다. 무효·기권표는 20명이었다.

이 대표는 표결 전날인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을 요청했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투표 관련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뜨리겠다는 꼼수"라며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체포동의안 대응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총에서 30여 명의 의원들이 발언에 나서며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친명(이재명계)계 의원들은 '당론 부결'을 주장했지만,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가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부결이 적절하지만 당론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고 의총 결과를 전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두고 △비명계의 가결 운집 △이 대표 입장문이 부른 역풍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앞서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비회기 도중'이라는 조건을 설정했지만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고, 민주당의 '방탄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문제를 '정면돌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대표가 올린 '부결 호소' 입장문이 의원들 사이 '역풍'을 부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투표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체포동의안 표결 전망과 관련해 "가결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며 "그 메시지(이 대표의 부결 요청)는 역풍이 생각보다 상당할 것이다. (메시지가) 나온 후에 심리적인 분당 상태로 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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