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생존자협의회, 시민대책위원회,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오송 참사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용혜인 의원실 |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대한민국 헌법 제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2023년 7월 15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 오송 궁평2 지하차도에서 국가는 없었습니다."(오송 참사 생존자 대표의 발언 중)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오송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협의회는 20일 국회를 찾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참사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정확한 정보와 경과를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책임자 처벌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유가족과 생존자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들은 헌법 34조 6항에 명시된 국가의 역할을 읊으며 정부와 지자체를 비판했다.
생존자 대표는 "임시제방이 터져 하천이 범람했고 누구 하나 지하차도를 통제하는 이가 없었다"며 "6만 톤의 물이 지하차도 안에 있는 우리를 덮쳤고,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는 본능 하나로 흙탕물을 마시며 각자도생으로 빠져 나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고 후 가장 힘든 것은 신체적 부상이 아니라 고인이 된 희생자들, 그들을 구해주지 못하고 같이 빠져나오지 못해서 절망감과 죄책감에 하루하루 트라우마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오송 참사는 명백한 인재이자 관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참사가 일어나기 전 국가와 지자체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은 ‘법적 책임이 없다’고 낯 뜨거운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정부와 자자체가 애도와 위로보다는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짓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종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가) 참사 초기 진심 어린 위로와 사죄, 아픔은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는 말과 달리, 도의적인 책임만 지겠다며 선회하는 관리주체와 교통통제에 대한 권한을 가졌음에도 관련 매뉴얼을 따랐다는 말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이런 기관들의 책임전가식 발언을 듣는 유가족은 현실이 너무 슬프고 상처가 커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가족은 참사 최종 책임자를 처벌하고 그 책임을 대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의 (재난이) 반복되지 않는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 4당은 이날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국정감사와 조사에 합의하라"고 압박했다.
야 4당은 "국민의힘은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을 보호하려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8월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의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에 대한 오송 참사와 관련한 현안 질의를 파행시키는 것도 부족했는지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첫 단추는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과 ‘국가이익을 우선 하겠다’고 선서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팩트>는 이날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생존자협의회의 국정감사와 조사 요구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을 듣기 위해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상범 수석대변인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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