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신 尹 한계? '공격수' 전면 배치에 여권도 난색
입력: 2023.09.18 00:00 / 수정: 2023.09.18 00:00

尹 대통령, 투사형 장관 3인 내정
검찰 출신 대통령의 인재풀 문제? 인사 감각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3일 개각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된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왼쪽부터),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3일 개각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된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왼쪽부터),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차 개각으로 과거 정부 출신들이 요직으로 귀환하면서 비판 여론이 불고 있다. 여권에서는 개각 내정자들을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며 엄호하고 있지만, 검찰 출신 대통령의 한계를 보여준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3일 윤 대통령은 신임 국방부 장관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내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문성, 책임성을 갖고 역사적 소명을 다할 수 있느냐를 집중적으로 봤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이번 개각을 두고 '투사형' 장관을 바라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전열 가다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8월 29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을 향해 "국무위원들은 정무적 정치인이고, 말로 싸우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전사가 돼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면 앞서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정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신원식 후보자는 21대 국회 입성 전부터 '북진 통일'을 주장했던 대북 강경파로 꼽힌다. 최근 이념 전쟁에 나선 윤 정부의 기조와 맞아떨어진다. 여당 국방위 간사를 맡았던 신 후보자는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주장하는 등 외교·안보 이슈를 선점해왔다. 유인촌 후보자 역시 MB 정부 핵심 인사로, 여권 내 강성파로 꼽힌다. 사진기자들을 향해 '찍지마 XX' 욕설 논란이 이를 방증한다. 박근혜 정부 대변인 출신인 김행 후보자는 보수 논객으로 이름을 날린 ‘투사형’ 인물로 꼽힌다.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등을 다독이는 모습. /남용희 기자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등을 다독이는 모습. /남용희 기자

당장 야당에서는 과거로 회귀한 개각이라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및 사회 부총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MB 정부 인사들이 현 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논란의 OB(old boy)를 등용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내각을 쇄신하라고 했더니 더 문제 있는 인사들만 끌어 모았다"며 "후안무치한 재탕 후보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정가에선 검찰 출신인 윤 대통령의 한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윤 대통령의 인재풀이 협소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정치 입문부터 그를 도왔던 MB 정부 인사들을 등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상돈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정치를 해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 세력을 못 만들었다"라며 "인재풀을 갖지 못하고 공백 상태를 이른바 이명박 정권 사람들로 포위해 계속 과거 사람들을 리사이클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개각에 여권에서도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은 "대체 언제적 인물을 쓰는 것이냐"라며 "문체부 장관은 파격적으로 가야 국정 쇄신이고 개각다운 개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역시 "지금까지 봤을 때 수도권 선거에 굉장히 마이너스인 후보자(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라고 지적했다.

김수민 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민들이 보기에는 ‘대통령의 인재풀이 부족한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인사 감각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라며 "후보자 개개인의 구체적 논란을 떠나서 '사람이 그렇게 없냐'는 지적인 가장 뼈아픈 지적이고, 캐스팅보터를 쥐고 있는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하면 당연히 선거에서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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