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공작 게이트' 판 키우며 국면전환 노리나
입력: 2023.09.12 00:00 / 수정: 2023.09.12 00:00

17일까지 대국민 보고 "의원들 권역별로 국민에게 진상 알려야"
"매우 치밀하게 계획된 고의적이고 악질적인 문제"


국민의힘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논란을 대선공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선공작 진상규명, 대선공작 책임자 처벌 등의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논란을 '대선공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선공작 진상규명', '대선공작 책임자 처벌' 등의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논란을 '대선공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논란을 확대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관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1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공작 게이트를 규탄했다. 우선 오는 17일까지 '대선공작 진상 대국민 보고 기간'으로 정하고 소속 의원들이 각 권역별로 대선공작 진상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는 활동에 나선다. 시도당별 규탄대회도 계획 중이다.

당 차원에서는 지난 8일 발족한 대선공작게이트 진상조사단을 중심으로 미디어정책조정특위, 가짜뉴스대책특위 등과 함께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7일에는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기자 등 9명을 고발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후 가짜뉴스 생산·유포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이번에 드러난 대선공작 게이트에 대한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공작으로 재미 본 세력들이 다시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 및 후속 입법 조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 당 모든 구성원이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기현 대표는 "단순히 취재·보도 과정에서 실수하거나 취재가 덜 된 상태에서 나간 것이 아니라 팩트체크가 다 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허위사실을 조작해서 보도하고 퍼 나른 것이기 때문에 중대하고 심각한 범죄"라며 "그걸 언론의 자유라고 얘기하면 '조작할 자유'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우 치밀하게 계획된 고의적이고 악질적인 문제"라며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대통령 선택에서 국민을 속인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뒷배가 누군지 어떤 조직인지, 어떤 세력인지 잘 짐작할 수 있는 단서와 발언이 드러났다"며 "많은 국민이 김만배의 공작으로 엄청난 수혜를 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하나도 남김없이 낱낱이 봐야한다"고 민주당을 저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 대표는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7일에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사형'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추악한 돈거래와 권력욕으로 얽힌 사기꾼들이 작당모의해서 민의를 악의적으로 왜곡해 국민주권을 찬탈하려는 선거공작은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을 허무는 국기문란으로서 가장 사악한 범죄"라며 "바로 그런 이유로 3·15 부정선거의 주범이 사형에 처해진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도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 수사팀'을 구성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강공에 나선 상태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과방위 현안질의와 청문회로 엄단해야 할 천인공노할 사건"이라며 과방위 차원의 청문회와 현안질의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후안무치한 대선공작을 발본색원해 민주주의를 훼손한 반헌법 세력들을 엄벌하는 데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움직임은 허위 인터뷰 논란을 확대해 국면 전환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굴욕 외교 논란,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논란 등의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이념 공방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은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홍범도 장군 관련 논란에 말을 아끼며 이념 논란 확산을 자제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 홍범도함 함명을 바꿔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육군 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흉상.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왼쪽부터), 지청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희영 선생, 독립전쟁 영웅 이범석, 김좌진 장군의 흉상은 장병들이 훈련한 탄피 300kg(소총탄 5만 여발 분량)을 녹여 제작하였다. /뉴시스
육군 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흉상.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왼쪽부터), 지청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희영 선생, 독립전쟁 영웅 이범석, 김좌진 장군의 흉상은 장병들이 훈련한 탄피 300kg(소총탄 5만 여발 분량)을 녹여 제작하였다. /뉴시스

다만 국민의힘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주와 동일한 34% 지지율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봤을 때 국민의힘은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54%로, 전주(45%)에서 9%포인트나 오르며 지지층 결집 효과는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같은 34%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전주(27%)에서 7%포인트 상승했는데 특히 텃밭인 호남 지역 지지율이 18%포인트 오른 61%로 집계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지지율 반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허위 인터뷰 논란이 국민의힘에게 득이 되지는 않아도 민주당에는 실이 될 수 있는 문제"라고 봤다. 다만 이념 논란에 대해서는 "양당이 경제 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선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이념"이라며 홍범도 장군을 필두로 한 이념 전쟁이 총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국민의힘의 공세를 두고 "부산저축은행 의혹 자체를 손쉽게 묻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신 전 위원장이 김 씨로부터 책 세 권 값으로 1억6500만 원을 받은 부분에는 당연히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더 입증돼야 할 것은 김 씨가 얘기한 것이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 내용 자체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위인지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부산저축은행 의혹은 김 씨의 주장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조우형 씨가 2014년에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대장동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 대검 중수부에 수사를 받고 계좌 추적도 받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며 "그게 경찰 조서의 기록으로 남아있고 그것을 언론에서 발굴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씨의 주장이 거짓이라 해도 부산저축은행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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