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 이용선 "북미대화 멈춰선 지점에서 '실질적 협상' 진행돼야"
입력: 2023.09.10 00:00 / 수정: 2023.09.10 00:00

"담대한 구상, 비핵·개방·3000과 비슷…실패로 판명"
"북한인권 중요하지만…'삐라'는 물리적 충돌 초래"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외교통일 정책에 대해 북한을 압박하고 대결 방식을 취하는 건 결국 남북관계 평화·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역행하는 접근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는 이 의원. / 국회=남용희 기자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외교통일 정책에 대해 "북한을 압박하고 대결 방식을 취하는 건 결국 남북관계 평화·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역행하는 접근"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는 이 의원. / 국회=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압박하고 대결 방식을 취하는 건 결국 남북관계 평화·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역행하는 접근"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가 멈춰섰던 지점으로 돌아가 실질적인 협상이 재개되도록 한미가 협의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비핵화 정책인 '담대한 구상'은 이명박 정부 때 '비핵·개방·3000'과 맥이 같은 것"이라며 "이미 실현 불가능하다는 게 검증됐다"고 지적했다. 비핵·개방·3000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할 경우 국제사회와 협력해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이 3000달러에 이르도록 돕겠다는 구상을 말한다.

이 의원은 한중관계에 대해선 "중국이 오는 연말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해 다행스럽다"며 "중국과 우호·협력 관계를 튼튼하게 복원하고 강화하려는 기조를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과거 한한령(한류제한령) 같은 비공식적 무역 제재가 아니길 바란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중관계 관련 질문은 리창 중국 총리가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요청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추가됐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현 정부 외교·통일 정책을 총평한다면.

북한에 대한 적대적·대결적 인식이 매우 우려스럽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하는 진영 대 결 구도로 세계가 재편될 것이고, 우리가 살 길은 한미동맹 강화, 한미일 공조 강화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조건 없는 대화'라는 문은 열어놨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대화가 멈춰선 상태가 장기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등 공백이 길어지면서 남북 간 북미간 언사가 격해지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남북 관계에 말폭탄이 오가는 걸 넘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올 가능성까지 우려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격화하고 있다. 북한을 어떻게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할까.

평화와 핵과 관련된 역사는 단기적 문제가 아니다. 30년 정도의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미소 냉전이 해체되고 남북 유엔 동시 가입(1991.9.17), 남북 기본 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1992.2.19), 미북 제네바 합의(1994.10.21), 6자회담을 거쳐 남북미중 4자 또는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최종 단계까지 왔다. 이렇듯 북핵폐기 절차는 단계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고, 단계적 합의가 돼 있다.

그런데 2019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가 되풀이된 것이다. 북미 대화가 멈춰선 지점에서부터 비핵평화 합의가 다시 진행돼야 한다. 미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문제기 때문에 미국과 협의해 실질적인 협상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 비핵화 정책인 '담대한 구상'은 이명박 정부 때 '비핵·개방·3000'과 맥이 같은 것으로, 이미 비현실적 방안으로 판명된 실패한 정책이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문제에는 중국도 중요 관계국이라며 민간인 시절 공개적으로 김정은 정권 타도, 시진핑 제거를 언급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장관 임명 이후에도 발언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용희 기자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문제에는 중국도 중요 관계국"이라며 "민간인 시절 공개적으로 '김정은 정권 타도, 시진핑 제거'를 언급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장관 임명 이후에도 발언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용희 기자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현 정부의 기조를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 인권 문제엔 당연히 문제 제기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남북 관계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외교적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선전용 전단지(삐라) 방식은 위험하다. 과거에도 접경지역에서 조준사격 문제를 일으켰다. 물리적 충돌과 자국민 안전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북한인권재단은 출범해야 하나.

북한인권재단은 북한의 인권 문제와 인도적 지원을 함께 다룬다. 자유권과 생존권의 영역은 활동 방식이 전혀 다르다. 한 틀에 묶으면 재단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이용선 의원은 누구? 1958년 전라남도 순천 출신. 서울 양천구을 21대 국회의원이다.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다양한 시민사단체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21대 국회 후반기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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