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염수 안전성 믿을 수 있겠나"
국민의힘 "반일감정에 편승해 정권 타도하려는 것"
여야는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6일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6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여당은 전날에 이어 야당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이날도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남북 관계 등으로도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첫 질문자로 나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책기관 연구진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우리 바다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취지의 논문을 발표했다가 정부의 논문 철회 압력을 받고 인사 조치까지 당했다"며 "반일 감정을 이용하기 위해 계속해서 이런 논문이 나오면 안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병협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확인하냐"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는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고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했고, 도쿄전력은 노심 용융 사실을 은폐해 사죄했었다. 믿을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이에 "(보고서의 해당 내용 뒤에) 오염수를 과학적인 처리를 했을 때 안전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왜 빼냐"고 반문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방류의 직격탄을 받는 건 해군"이라며 해군이 방사능 측정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병주 의원은 "해군은 바닷물을 짠물을 제거하고 먹는데 방사능 측정 장비는 방사능을 거를 수 없다"며 "방사능에 오염된 물을 먹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이에 "왜 해군을 갈라치려고 하나. 도대체 어느 정부가 해군을 방사능에 오염된 물을 먹게 하겠냐"며 "이건 대한민국 5200만 명 중 누가 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野 "독립군 토벌 백선엽·남로당 박정희는?"
여야는 전날에 이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로도 부딪혔다. 김병주 의원은 "총체적 위기 상황에 모두 단결해도 모자랄 판에 윤석열 정부는 위기 극복에는 관심 없고 50년 전 이념 분쟁에 갇혀 국민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망령을 좇는 것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라"고 비판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친일로 기울고 있다"며 "이런 빈약한 철학과 근거로 흉상 철거를 강행하니 우리 군이 광복군과 독립군을 부정한다는 의심을 받고, 정부는 국가정체성을 부정한다는 의심을 받는 것"이라고 짚었다.
안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홍범도 장군님의 공산당 경력을 언급하셨는데 그럼 백선엽 장군의 간도특설대 문제나 박정희 대통령의 남로당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냐"면서 "이분들도 역사적 논란이 있으니 육사 내 동상을 철거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 토벌 당시 간도 특설대 소속됐던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육사 정체성이라는 건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흉상 논란이 이념 논쟁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국방부나 육사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육사의 정체성을 생각했을 때 홍범도 장군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6일 오후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野 "대북 강경 기조, 국민 더 안전해졌나"…한덕수 "훨씬 안전해졌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와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북한 도발이 줄었나, 국민이 더 안전해졌나"라고 묻자, 한 총리는 "훨씬 안전해졌다. 도발이 안 줄었으니 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굴복해서 하자는 대로 하면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 허상에 빠지는 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김 의원이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묻자 "천만에, 그렇지 않다. 의원님이 착각하고 있다"고 맞섰다. 야당 쪽에서 고성과 항의가 이어지자 한 총리는 "정말 공부 좀 하라"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김 의원이 "종전선언은 정치적인 선언이고 평화협정이 대체되기 전까지 정전협정이 유지되는데 무슨 유엔사가 해체되냐"고 따져 묻자 한 총리는 "정말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한 총리는 "많은 전문가가 종전선언이 되면 유엔사, 한미동맹이 필요 없지 않냐고 걱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 교체가 된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주장하는 분이라면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이 끊임없이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는 와중에도 일각에서는 종전선언과 연계해 유엔사 해체를 끊임없이 주장한다"며 종전선언에 대한 통일부의 입장을 묻자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