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야구장에서 열린 '2023 대구 치맥 페스티벌'을 찾아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하는 꼴을 보면 열이 받아서 보수 확장보다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거침없이 비판했다. 내년 총선에 대해선 "만약 대구에서 정정당당히 겨뤄본다면 가장 나쁜 분과 골라 붙겠다"며 대구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윤핵관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린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과 만나 "이준석을 꺾어야겠다는 사람들이 요즘 방송에선 '이준석이 제발 (서울에) 나와줘야 된다고 한다. 그들이 해달라는 건 안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노원병에 안 나가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도 "그들이 해달라는 것 때문에 제 진로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제가 다른 선택을 해서 대구에 가서 겨뤄보고자 한다면 왜 동구을이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에서 요즘 정치하는 분들을 보면 참 말이 없다. 나중엔 공천받겠다고 '친윤'에서 '맹종' 모드로 가는 사람이 조금씩 나올 것"이라며 "제가 왜 모든 걸 다 열어놓겠다고 했냐면 누가 윤핵관을 지휘하는지 모르겠지만, 윤핵관들은 제가 목표를 삼고 노력을 하면 그걸 막겠다고 달려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청문회에서 '윤석열은 검찰총장이 되면 안 된다'고 가장 크게 외쳤던 사람이 지금은 윤핵관이라고 알랑거리고 있다. 정치를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잘 되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도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착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투명망토를 걸친 임금님'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해 당내에서도 대통령이나 윤핵관을 의식해 정확한 진단을 내놓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인 걸 알면서도 아닌 척하려 한다. 나라가 망할 때쯤 되면 별의별 간신이 다 나온다"며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부정이 20%가량 높은데 대놓고 '선거에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건 대체 어느 나라 계산법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제가 예전에 윤 대통령을 '엄석대'라고 비유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투명망토를 걸친 임금님 같다. 지금 옆에서 (윤핵관들은) '망토가 아름답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이게 진짜 난감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과 관련해서도 "김좌진 장군 손주인 김을동 전 의원도 반대할 정도면 심각한 상황이다. 전쟁을 벌이려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하는데 뭘 하자는 것인지 몰라서 황당하다"며 "누군가는 옆에서 '지금 망토를 안 입고 계신다'며 (윤 대통령에게) 계속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지금 본인은 좋은 망토를 입고 있다고 착각한다. 왜냐면 윤핵관들은 '이런 망토 처음 본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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