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참고인 명단 합의 실패로 장관 회의 불출석
성난 野, "추격 영화 찍나" 형사 처벌 검토도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잼버리 사태 현안질의를 위한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뉴시스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국회 불출석에 더불어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검토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당초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에서 여가부를 상대로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 신림동 성폭행 살해 등에 관한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여야가 참고인 명단 합의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여가위 전체회의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여가위 전체회의 개의 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묻지마 범죄나 여성 혐오 범죄, 신림동 사건 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 장관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히 규탄해야 할 일"이라며 "위원장께서 여가부 장관의 귀책사유를 물어, 상임위 차원에서 장관 해임 건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같은당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 역시 "장관이 여야가 합의한 회의 일정에 출석하지 않고 참고인 합의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참담한 상황"이라며 "거리에서 여성이 죽어가고 있는데 주무부처 장관은 어떤 대책을 내세울지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자리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김 장관 사퇴와 해임 건의안 제출을 촉구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 역시 "장관의 의무 출석이 있다"라며 "국회법으로 장관의 출석 여부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가 있고, 출석하지 않는 경우에는 국회법을 적용해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불출석)에 따라 형사 처벌로 대응하자는 계획이다.
이어 한 의원은 "미흡한 세계잼버리 대회에 대해 어떤 해명을 해야하는데 현안질의 자체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여기에 대해 답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여가부 장관 폐지를 위해 장관이 됐냐고 물었을 때 ‘네’라고 대답한 것에 대해 상임위 차원에서 해임 건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출석 통보를 한 가운데 권인숙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현영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국무위원 대기실을 찾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날 여가부는 문자 공지를 통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에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여가위원장실에서 대책 논의를 하다 직접 김 장관을 찾아 나서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여성가족부 대변인이 화장실에 있는 모습이 발견되자 "어떻게 화장실로 도망가냐"는 큰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기 확정 통보가 된 회의에 여가부 장관이 경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고인 문제 때문에 자기는 참여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이 태도는 사실은 국민을 능욕하는 태도고 국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라며 "놀리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심각한 문제적 태도"라고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여가위 민주당 간사인 신현영 의원은 "국민의힘과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여당이 끝내 불참해 잼버리 현안질의가 파행까지 이르게 된 것은 유감"이라며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태도와 이면에 담긴 정치적 셈법에 국민들은 상당히 실망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장관이 나오지 않아도 되느냐"라며 "여가부 장관이 지금 국회에서 추격 영화를 찍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snow@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