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장관·국무조정실장·기재부1차관 등 6명 인사 단행
대법원장 후보자에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장관급 2명, 차관급 4명의 추가 개각을 단행했다.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방문규(가운데) 국무조정실장과 신임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방기선(오른쪽)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사 발표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장관급 2명과 차관급 4명 교체로 집권 2기 추가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 6월에 이은 두 번째 개각으로,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임으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을, 신임 국무조정실장에는 방기선 현 기획재정부 1차관 내정했다고 밝혔다. 방 후보자는 2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실장 등 요직을 거쳤고,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2차관과 보건복지부 차관을,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지낸 정통경제관료다. 당초 지난 6월 산자부 장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두 달 만에 확정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결심하기 전에 (인선) 이야기가 나간 것 같다. 또 국정이 그동안 쉴 틈이 없었는데 (이창양 장관) 본인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서 지금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국정 중심을 '경제'에 둔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인선으로 보인다. 왼쪽 상단 시계방향으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후보자,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 내정자, 김병환 기획재정부부 1차관 내정자, 고기동 행정안전부 1차관 내정자. /대통령실 제공 |
방기선 후보자는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를 역임한 경제정책통이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방문규 후보자는)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와 뛰어난 조정능력을 바탕으로 핵심전략산업 육성, 규제 혁신, 수출증진 등 산업통상자원 분야 국정과제를 잘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방기선 후보자는) 풍부한 정책조정 경험을 갖추고 있어 국정 현안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주요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2명의 장관급 인사 모두 기재부 출신 관료로, 향후 국정과제 중심을 '경제'에 두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평가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등 윤석열 정부 에너지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캠프 데이비드를 다녀오면서 어느 정도 안보, 대외 관계는 마무리가 됐기 때문에 대통령은 '이제 국정 중심은 경제다'(라고 했다). (그래서) 기재부를 오래 했던 분들을 모셨다"라며 "또 지금은 개별적 부처 업무보다 부서 전체를 연결하는 역할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많고 조정능력이 많은 분들을 모셨다"고 덧붙였다. '잼버리 책임론'에 휩싸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교체 등 추가 개각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 8월 중 연달아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방문규 후보자는 "세계 경제가 급변하면서 우리 경제 무역과 투자환경, 에너지와 자원 정책의 불확실성이 늘어가고 있어. 이런 때 전략적 산업 정책이 중요하다.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산업과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방기선 후보자는 "윤 정부 국정철학이 우리나라 정책 하나 하나에 잘 스며들어서 구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 갈등 과제들의 원만하고 조화로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4명의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신임 기재부 1차관에는 김병환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을, 행정안전부 1차관에는 고기동 세종시 행정부시장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는 이한경 현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관련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경질됐고, 그 자리에 김형렬 현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오를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2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2021년 10월 8일 당시 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등법원, 대구고등법원 등 각 지역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
윤 대통령은 장·차관급 인사에 앞서 이날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 후임으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윤 대통령의 1년 후배다. 다만 윤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대학 졸업 후 1990년 서울민사지방법원(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후 두 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맡았고 서울남부지법과 대전고법에서 법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9월에는 김재형 대법관 후임 중 한 명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 후보자는) 그간 재판 경험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서 사법부를 끌어나갈 대법원장으로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임명할 수 있어 임명동의안 통과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전임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은 후보자 지명 한 달 만에 본회의에서 가결된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늘 재송부 요청한다. 앞서 국회에서는 보고서 송부 시한이었던 전날(21일)까지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윤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고, 국회가 이번에도 응하지 않으면 청문보고서 없이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