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선물로 책 '선택할 자유'
윤기중 교수, '한국 통계학' 기틀 잡은 학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에서 분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각별했던 부자 관계도 재조명 받고 있다.
고인은 엄격한 원칙주의자이면서도 자식들에게 다정한 아버지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서울대 법과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쓴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평생 관심이 양극화, 빈부격차였다"며 "아버지가 제1 멘토였다"고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자유'에 기반한 정치 철학은 부친의 영향을 다수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친 윤기중 교수와 사이가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가족 사진. /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부친을 여러 번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부친이 재직했던 연세대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서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 또 아름다운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졌고 많은 연세인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회상했다. 윤 대통령은 부친이 연세대 상경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인근 연희동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윤 대통령이 서울대에 입학하자 '선택학 자유'를 선물했다. /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베트남 국빈만찬 때 부친이 1993년에 베트남 학생들을 연세대에 입학시킨 경험을 일례로 소개하기도했다. 이어 "저의 부친을 포함해서 양국 각계각층의 소중한 노력들이 모여 두 나라의 우정과 파트너십은 동아시아의 귀감이 될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면서 인적 교류와 교육 투자로 양국 간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강조한 바 있다.
윤 교수는 한국 통계학의 기틀을 잡은 학자이기도 하다. 윤 교수의 학계 활동 모습. /대통령실 제공 |
고인은 윤 대통령의 멘토이자 한국 통계학의 기틀을 다진 석학이기도 하다. 윤 교수는 1956년 연세대 상경대 경제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68년부터 1997년까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일 수교 직후인 1967년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1호로 선발돼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한국통계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냈고,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으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