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바쳤다. 일본 현직 각료들과 자민당 고위 정치인들도 대거 참배에 나섰다.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바쳤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 이런 사실은 이날 총리를 대신해 신사를 방문한 고쿠바 고노스케 중의원이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에 취임한 후로는 매년 패전일과 봄·가을 제사에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지만 자민당 총재 명의로 공물을 봉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올 4월에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자민당 고위 정치인들은 대거 참배에 나섰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측근이었던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직접 참배했다. 히기우다 회장은 자민당 최고위급 임원인 '당4역'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와 문부과학상을 맡았던 재작년에도 직접 참배했다.

현직 각료의 참배도 4년 연속 이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직접 참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도 집단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1867년 메이지유신을 전후해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에서 숨진 이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극동 국제군사재판에서 처형된 도쿄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이중 약 90%가 일본의 태평양전쟁(1941~1945)과 관련돼 있으며 강제로 전쟁에 동원된 한반도 출신자도 2만여 명이 합사돼 있다. 유족은 합사에 항의하고 있으나 신사 측은 유족의 합사 취소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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