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위, 8월 말 성과보고 예정…'총선 역할론'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말 국민통합위로부터 지난 1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보고 받고, 오는 10월에는 300여 명의 통합위 지역위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통합위 고문단을 초청해 격려 오찬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국민통합위원회(이하 '통합위')로부터 지난 1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보고받고, 오는 10월에는 17개 시·도별로 구성된 통합위 지역위원 300여 명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1호 자문위원회'인 통합위는 이달 말 윤 대통령에게 출범 2년 차 활동내용과 계획을 보고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통합위 출범) 1주년이 지났다는 의미도 있고 이제 새로운 2기가 출범하니 8월 말에 1년에 대한 성과 보고를 하면서 2기 출범 축하를 대통령님을 모시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위는 지난해 7월 27일 정식 출범한 뒤 기획분과, 정치·지역 분과, 경제·계층 분과, 사회·문화 분과로 나뉘어 과제별 특별위원회를 한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올해는 활동의 핵심 주제를 '청년'과 '사회적 약자'에 뒀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월에는 통합위 지역위원 300여 명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활동을 격려할 예정이다. 통합위는 최근 전국 17개 시·도의 지역협의회를 출범하고 지역별로 위원을 위촉(총 375명)했다.
김한길 통합위원장은 지난 2일 통합위 서울지역협의회 출범식에서 "9월에는 17개 시도 협의회 회장단 회의가 있고, 10월에는 대통령께서 직접 지역협의회 위원 모두를 초청해서 함께 말씀 나누는 기회가 예정돼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월에 전국 17개 시도 지역협의회 위원들과 대통령을 모시고 하나의 발대식처럼 (행사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머드급 통합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 발굴과 인재 영입 등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한길(맨 앞)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 김대남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실 행정관 등 참석자들이 2일 국민통합위 서울지역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국민통합위 제공 |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정식 국무회의에서 통합위 설치·운영 규정을 의결할 정도로 통합위에 관심을 쏟아왔다. 지난해 7월 27일 통합위 출범식에도 참석해 민간위원 24명을 직접 위촉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민통합위원회 고문단 격려 오찬과 국민통합 추진전략 및 성과 보고회도 각각 챙겼다.
특히 통합위가 내년 총선을 8개월 남겨두고 역대급 규모의 지역협의회를 출범하고, 윤 대통령이 지역위원들을 만날 계획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통합위의 '총선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위 구성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책갈등과 어려움을 중재하고 중앙-지역 간 소통채널을 한다는 게 본래 취지이지만 사실상 선거 외곽 조직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번에 위촉된 통합위 서울지역협의회 위원에는 임채홍 서울희망포럼 대표, 박형철 새로운민심 홍보국장 등 '국민 통합'과는 다소 거리가 먼 여권 네트워크 단체 관계자도 이름을 올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월 서울희망포럼 창립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대선 승리를 완성해 내고, 이어지는 지방선거와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보수당 정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축이 돼 달라"고 했었다.
통합위가 여권 '외연 확장'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도 다시 나온다. 중도층 민심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당' 등 꿈틀하는 제3지대 신당과 함께 향후 총선을 앞두고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야권 4선 의원 출신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출범했을 당시에도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설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에서 중도층 확장 움직임이 더딘 점도 통합위 역할론이 제기되는 배경 중 하나다. 대통령실 의중을 살피느라 여당이 제대로 된 외연 확장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대통령 직속 통합위가 나서서 '국민 통합' 메시지나 정책을 추진하는 모양새라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수도권에 현역 의원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지금쯤 민주당 현역 의원에 대항할 만한 좋은 인물 발굴이 수십 명 단위로 진행돼야 하는데 (국민의힘에서) 체계적으로 잘 준비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전통적인 지지층에서 표심이 조금 떨어질 수 있더라도 확장적인 전략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총선은) 답이 없다"면서 "통합위보다는 당의 인재영입위원회 등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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