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복귀' 尹 대통령, 눈앞엔 '잼버리·오염수 방류' 블랙홀
입력: 2023.08.09 00:00 / 수정: 2023.08.09 00:00

휴가 기간 내내 현안 대응 및 지시
하반기 국정운영 청사진 제시 미뤄질 듯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 휴가 마지막 날인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했다. 지난 3월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 휴가 마지막 날인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했다. 지난 3월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박 7일간의 공식 휴가 일정을 마치고 9일부터 정상 업무에 돌입한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운영 논란과 묻지마 범죄 발생, 태풍 북상 등 현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도 여러 차례 유선 지시를 내렸고, 사실상 하루 앞당겨 조기 복귀했다. 국제적 이슈가 된 잼버리 사태 수습과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준비 등 윤 대통령이 당장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윤 대통령의 공식 여름휴가는 8일까지였다. 다만 윤 대통령은 하루 앞당겨 이날 업무에 복귀한 뒤 새만금 잼버리 행사 수습과 한반도 북상이 예고된 태풍 '카눈' 대비를 진두지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잼버리 비상대책반으로부터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수송 및 숙박현황을 보고받고, 잼버리 계기 K-팝 공연 개최 등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태풍 '카눈' 대비 현황 점검을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 17개 부처 장관, 시도지사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의 태풍 대처 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후에는 곧바로 국방혁신위원회 제2차 회의를 주재하고 합동군사전략, 드론작전사령부 작전 수행방안, 국방중기계획 재원배분방안 등 안건들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6박 7일 휴가 기간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협약식, 새만금 잼버리 개영식 등에 참석하고, 경상남도 진해 해군기지와 경상남도 거제시 고현 종합 시장을 방문했다. 휴가 기간 내내 잼버리 부실운영 사태, 묻지마 범죄 등 현안이 터지면서 대응에 집중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6박 7일 휴가 기간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협약식, 새만금 잼버리 개영식 등에 참석하고, 경상남도 진해 해군기지와 경상남도 거제시 고현 종합 시장을 방문했다. 휴가 기간 내내 잼버리 부실운영 사태, 묻지마 범죄 등 현안이 터지면서 대응에 집중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당초 지역 경제 활성화와 내수 진작, 공무원 사회 휴가 독려 차원에서 휴가 일정에 돌입했지만, 잼버리 부실운영 사태와 묻지마 범죄 사건 등이 현안이 발생하면서 휴가 기간 내내 사태 수습과 메시지 전달에 집중해야 했다. 윤 대통령은 잼버리 사태 관련 현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휴가 사흘째인 4일부터 '냉장냉동 탑차 무제한 공급' 등 잼버리 폭염 대책부터 관광 프로그램 긴급 추가, 무더위 위생관리, 퇴영 스카우트 대원 대상 영외 문화체험 프로그램 마련 등을 유선으로 주문했다.

지난 7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카우트 대원 전원 이동을 지시하고, 정부 차원의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휴가 이틀째인 3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범죄'까지 발생하면서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서둘러 복귀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에 휴가 마지막 업무에 조기 복귀한 것이다.

휴가에서 복귀한 윤 대통령은 오는 12일 폐막하는 잼버리 마무리와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휴가에서 복귀한 윤 대통령은 오는 12일 폐막하는 잼버리 마무리와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는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공식 휴가 일정을 마무리하고 돌아온 윤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는 쌓여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오는 12일 폐막하는 잼버리 행사를 무사히 마무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비상대책반을 비롯한 정부 전체가 잼버리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해달라"고 정부와 지자체에 당부했다. 잼버리 사태 책임론과 관련해서도 당장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진상조사 실시 여론이 높은 만큼 조만간 대통령실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도 당면 과제다. 3국 회담만을 위해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데다,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면서 올해 최대 '외교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프놈펜 성명'에서 3국 정상이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 관련 구체화된 방안이 성명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대응은 고심할 대목이다.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지지를 공동성명에 담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과 정부는 한·미·일 정상회의 의제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올리는 방안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제 여부와 관계없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 방미 일정에서 대통령실의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과 방침이 더 중요해졌다.

휴가 기간 구상한 하반기 국정운영안 발표는 현안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당분간 미룰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장관급 교체와 대통령실 개편 등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지만 현재로선 개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해임은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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